[경제 블로그] ‘112조 유령주식 사고’ 과태료 1억 4400만원뿐
조용철 기자
수정 2018-07-06 02:00
입력 2018-07-05 23:10
과태료 제재안을 만든 금융감독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법에 명시된 부과 기준에 따라 과태료를 산정했고, 무한정 과태료를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우선 금감원은 삼성증권이 위험관리기준 미비, 내부통제기준 미비 등 금융사지배구조법과 전자금융거래법의 4가지 항목을 위반했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시행령에 나오는 위반 항목당 과태료 기준 금액은 3000만~5000만원으로 정해져 있어 과태료를 임의대로 부과할 수 없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고 동기, 위반의 중대성을 감안해 기준금액의 20~100%까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면서 “1억 4400만원이 과태료치고는 적은 금액이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과태료 기준을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시장에 준 충격은 엄청난데 과태료는 굉장히 적은 측면이 있다”면서 “그동안 과태료 대상이 되는 행위들은 사소한 절차 위반이라고 생각해 제재 수위를 둘러싼 관심도 적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부당 이득을 환수하는 성격이 강한 과징금보다 단순히 법 위반을 제재하는 과태료 규모는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과태료 외에 영업 정지와 같은 기관 제재, 직무 정지로 대표되는 임원 제재가 함께 부과되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다만 과태료 역시 엄연한 제재 수단 중 하나라면 위반 행위에 걸맞은 수준은 갖춰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대규모 유령 주식 사태 이후 금융 당국의 고민거리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8-07-06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