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사회면] 비밀 요정 단속
손성진 기자
수정 2017-10-23 01:00
입력 2017-10-22 17:42
이런 비밀 요정들은 성북동이나 한남동, 신당동 등의 주택가에 숨어 영업을 해 밴드 소리에 잠을 설치는 주민들이 진정을 내기도 했다. 단속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비밀 요정의 음식값은 3만~5만원 정도로(경향신문 1969년 11월 12일자) 당시 직장인 월급의 두 배 수준이었다. 많은 돈을 벌 수 있으니 비밀 요정을 아무리 단속해도 근절하기는 불가능했다. 비밀 요정이 적발되면 관할 경찰서장을 직위해제하겠다고도 엄포도 놓았지만 허사였다.
요정에서는 뇌물이 오가는 은밀한 뒷거래가 있기 마련이다. 요정을 몰래 드나들던 정부 부처 국장급도 경찰의 단속에 걸려들기도 했다.
1965년 1월 단속에 걸려 파면 대상이 된 공무원 70여명의 소속을 보면 청와대부터 감사원, 건설부, 세무서, 군, 구청, 학교 등 힘 있는 권력기관이 많다. 단속을 피하려고 공무원들의 승용차 번호판을 가짜로 달기도 했다. 고위 공직자들이 드나드는 요정은 그들이 든든한 ‘빽’이었다. 경찰들도 심하게 단속하다간 ‘목이 달아날’ 수도 있다며 단속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비밀 요정은 갈수록 번창했다. 1970년 7월 25일자 매일경제에 따르면 비밀 요정은 서울 시내에 200여곳이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시설도 점점 호화로워져 실내에 냉온 풀장을 갖춘 곳이 적발되기도 했다.
사진은 요정 마당에 늘어선 외제차들.(1964년 1월 9일, 서울신문 DB)
손성진 논설주간 sonsj@seoul.co.kr
2017-10-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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