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의 암 치료법?…인공지능 의사 ‘왓슨’에 묻는다
수정 2016-09-09 16:01
입력 2016-09-09 16:01
20초만에 최적의 치료법 분석…한국인 의료 데이터 부족 문제
동네 병·의원뿐만 아니라 중소병원, 대학병원까지 찾아다녔지만, 의사마다 치료법이 달라 혼란만 가중됐다. 수술을 권유하는 의사도 있고 항암치료 또는 방사선치료를 추천받기도 했다.
‘의료 전문가’가 아닌 박 씨는 어떤 치료법이 최우선인지 판단할 길이 없었다. 불안한 마음에 인터넷을 뒤져보니 출처를 알 수 없는 민간요법과 같은 정보가 넘쳐났지만 도무지 신뢰가 가지 않았다.
그러던 중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Watson for Oncology)을 암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는 대학병원을 접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 갔다.
기존에 찾았던 병원의 진료방식과 달리 박 씨는 ‘왓슨 전문 코디네이터’를 먼저 만났다.
전문 코디네이터는 박 씨에게 키·몸무게와 같은 기초적인 신체정보부터 가족병력, 복용해 온 약, 다른 질환 여부 등 세부적인 의무기록을 꼼꼼하게 점검했다. 이 데이터들은 고스란히 왓슨에 입력됐다.
며칠 후 예약날짜에 맞춰 종양학과 교수와 만난 박 씨는 진료실에서 상담을 시작했다.
입력된 박 씨의 데이터 분석은 약 20초 만에 마무리됐으며 왓슨과 연결된 모니터에는 3가지 최적의 치료법과 그에 따른 부작용, 그리고 추천하지 않는 치료법 목록까지 표기됐다.
의사는 왓슨에서 나온 분석결과를 토대로 박 씨에게 각 치료법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어떤 진료방식을 선호하는지 같이 고민했다.
암 치료 부작용으로 평소 탈모를 걱정해 온 박 씨는 병원을 자주 방문해도 좋으니 탈모 증상을 최소화하는 치료법을 선택하자고 의사에게 요청했다.
이상은 BM의 슈퍼컴퓨터 ‘왓슨 포 온콜로지’가 암 치료 현장에서 실제 사용됐을 때를 가정한 모습이다.
왓슨 포 온콜로지 개발에 참여한 미국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센터 마크 크리스(Mark Kris) 박사는 9일 여의도 한국IBM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가까운 미래에 왓슨이 암 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신을 ‘왓슨을 훈련한 선생님’으로 표현한 마크 박사는 폐암 치료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로 손꼽히고 있다.
마크 박사는 왓슨이 환자를 직접 치료하진 않지만, 의료진을 돕는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마크 박사는 “왓슨에는 300개 이상의 의학 학술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해 1천500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료 정보가 입력됐다”며 “국가별·인종별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표준적으로 활용되는 진료기법이 들어가 있으므로 한국에서도 활용 영역을 넓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왓슨을 이용했을 때 환자가 부담하는 의료비 절감 효과가 어느 정도 가능할지에 대한 분석결과는 현재 나오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마크 박사는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마크 박사는 “미국에서도 대형병원을 찾기 전에 병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암 치료법을 찾는 사람이 많다”며 “왓슨은 환자가 더는 발품을 팔지 않아도 본인에게 맞는 치료법 및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요령을 신속하게 검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마크 박사는 왓슨이 ‘근거 중심의 치료법’을 제시하므로 의료진과 환자 사이에 믿음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미래 의학에서 중요시되는 부분이 바로 의사와 환자의 원활한 의사소통”이라며 “왓슨은 수많은 데이터에 기반을 둔 자료를 의사와 환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조력자 역할을 해낼 수 있어서 보다 객관적이고 우수한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왓슨이 미국에서 개발됐고 아직은 한국인 의료 데이터가 풍부하지 않은 점은 향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에 대해 이언 길병원 인공지능 기반 정밀의료추진단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전 세계 유일무이한 방대한 데이터가 있지만, 아직은 개인정보 노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며 “한국인의 주요 의료 정보를 보호하면서 이를 진료현장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분야별 전문가 및 정부 당국과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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