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벌레 먹은 나뭇잎/서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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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6-02-19 18:22
입력 2016-02-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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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먹은 나뭇잎/서정연

나뭇잎이 떨어져 내린다

온몸에 무늬가 새겨져 있다

누군가 머물렀던 온기

삶의 뒤꼍 같은 길

누가 지워지지 않는 길

새겨놓았을까

누군가는 살기 위해서

훑고 지나간 흔적이다

반쯤 물든 잎사귀는

댓바람을 피하려는 서랍처럼

웅크리고 있다

나도 따라 걸음을 멈추고

오도카니 들여다본다

거기, 당신이었으면 좋겠다

2016-02-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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