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는 아이폰을 분해한 뒤 따로 고안한 프로그램에 연결해 암호 조합을 대량으로 입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애플이 입력과 입력 사이에 걸리는 잠금장치를 없애는 데 협조하더라도 아이폰에는 더 큰 보안장벽이 버티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이 암호를 인식하는 데 12분의 1초가 걸리도록 복잡한 연산장치를 만들어 놓았다.
다시 말하면 FBI가 고속 입력기를 가동하더라도 암호조합을 1초에 12개밖에 시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알파벳 소문자와 숫자가 섞인 6자리 조합, 21억7천만 경우를 모두 입력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년 6개월로 계산된다.
아이폰의 6자리 암호가 모두 숫자로 이뤄졌다면 조합은 100만개 정도로 줄어들고 모두 시도하는 데 드는 시간도 22시간까지 짧아진다.
암호 6자리가 대문자, 소문자, 숫자로 이뤄졌다면 조합의 수는 568억개에 이르며 입력시간은 무려 144년까지 늘어난다.
애플은 FBI에 협조해 보안체계를 한 차례 무너뜨리는 것 자체가 사생활 보호를 위한 사이버 보안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전날 고객들에게 편지를 보내 이 같은 우려를 자세하게 전달했다.
그는 서한에서 “(보안장벽을 우회할 ‘백도어’가) 한 번 만들어지면 다른 많은 기기에도 계속 사용될 우려가 있다. 실생활과 비교하자면 식당, 은행, 가게, 가정집을 불문하고 수억 개의 자물쇠를 딸 수 있는 마스터키에 상응하는 것이다.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FBI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FBI를 비롯한 미국 정부의 수사기관들은 국가안보를 위해 애플의 보안체계에 백도어(뒷문)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안 전문가 중에는 이번 테러범의 아이폰이 구형 모델인 5C라는 점을 지적하며 애플이 이번 한 차례에 한해 협조하더라도 새 모델의 보안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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