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인사 배제’ 외친 安신당, 영입 1호부터 ‘실축’
수정 2016-01-08 20:10
입력 2016-01-08 20:10
더민주와 영입경쟁 조급증 속 검증시스템 ‘구멍’이 화근
이들 가운데 3명이 비리 혐의 연루 전력 논란에 휘말리면서 영입 발표 2시간50분만에 입당 취소를 전격 발표한 것이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첫 창당준비점검회의에서 “부정부패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비리인사 배제 방침을 재확인하며 혁신의 깃발을 높이 들었으나 정작 야심차게 내놓은 첫 영입의 결과물부터 ‘실축’이 된 셈이다.
10일 창준위 발족으로 시작되는 빠듯한 신당 창당 일정 속에 더불어민주당과의 영입 경쟁에서 주도권을 잃으면 안된다는 다급한 마음이 앞서다보니 기초적인 검증절차도 거치지 않은 게 ‘화근’으로 작용했다.
이날 문제가 된 인사들은 ‘스폰서 검사’ 논란을 빚었던 한승철(53·광주) 전 대검 감찰부장과 김동신(75·광주) 전 국방장관, 허신행(74·전남 순천) 전 농수산부 장관 등이다.
3명 중 1명은 불구속 기소되고 나머지는 기소유예, 대법원 무죄 판결을 각각 받기는 했으나 안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내놓은 ‘안철수 혁신안’을 감안하면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민주의 ‘김상곤 혁신안’은 하급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으면 공천에서 배제되도록 하고 있지만, ‘안철수 혁신안’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부패 혐의로 기소만 되더라도 당원권 정지, 공천 배제 등의 엄중한 처분을 받도록 하는 ‘무관용 원칙’을 제시했었다.
안 의원으로선 ‘안철수 혁신안’의 관철을 위해 더민주 문재인 대표와 수개월간 싸웠고 이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이 탈당의 단초가 됐지만 정작 신당의 영입인사들이 이 기준에 못미치는 역설적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이다.
이날 오후 3시30분 인사 결과가 발표된 뒤 오후 6시20분 한상준 창준위원장과 안 의원의 공동기자회견 형식으로 영입을 전격 취소하기까지 2시간50분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이들 3명 모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는 이유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일부 있었지만, “초반에 확실히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더민주와의 도덕성 경쟁에서 우위를 빼앗길 수 있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우려에서 영입 취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오후 6시로 예정됐던 당명 발표 기자회견은 20분 가량 늦어졌고, 당명 발표에 앞서 입당 취소 기자회견이 열렸다. 굳은 표정의 한상진 창준위원장과 안 의원은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이번 입당은 일부 의원 그룹 주도로 이뤄지면서 제대로 된 검증시스템 절차를 아예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 의원측 한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원래는 발기인도 다 인사 검증을 하는데 이번에는 의원들의 추천을 받은 뒤 그런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며 “안 의원이 하루종일 면담 일정이 있어 검증을 거치지 못하고 바로 발표가 된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무슨 말을 하더라도 검증시스템을 거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고, 최종 책임은 한 위원장과 안 의원에게 있는 만큼 단호하게 대처한 것”이라며 “시행착오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 측근 그룹과 의원단 사이에 관계이상설이 심심치 않게 돌던 터에 이번 ‘영입 사고’로 관계가 더 불편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날 ‘한상진-윤여준’ 투톱 체제를 갖추고 창당에 박차를 가하려던 안 의원측으로선 출발부터 삐걱거리게 되자 침통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안 의원은 저녁 사무실 인근 한 음식점에서 안 의원의 지난 2012년 대선캠프인 ‘진심캠프’와 2013년 ‘새정치추진위원회’에서 활동했던 멤버들이 모인 가운데 ‘떡국모임’을 갖고 새출발의 결의를 다졌으나 부적격 인사 영입의 후폭풍으로 그 빛은 다소 바랬다.
모임에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 이옥 덕성여대 명예교수,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조광희 변호사 등 40여명이 참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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