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분한 유명 가수들 “트럼프, 내 노래 틀지 마”
수정 2015-09-11 04:34
입력 2015-09-11 04:34
1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록밴드 R.E.M은 1987년 히트곡인 ‘잇츠 디 엔드 오브 더 월드’(It’s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And I Feel Fine))를 트럼프가 허가도 없이 사용한 것에 격분했다.
트럼프는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이란 핵협상 반대 집회에 공화당 경선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함께 연사로 등장하면서 이 노래를 틀었다.
R.E.M의 리드 보컬인 마이클 스타이프는 온라인 매체 데일리 비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노래를 사용한 트럼프를 비롯한 정치인들을 “권력에 굶주린, 관심을 끌려는 가련한 존재들”이라고 칭한 뒤 “엿이나 먹으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 밴드의 노래와 내 목소리를 당신들의 멍청하고 가식적인 선거 운동에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R.E.M은 페이스북 공식 팬 페이지에서는 정치인들을 향해 우리 노래를 정치 행사에 사용하도록 허락하지 않았기에 당장 사용을 멈춰 달라고 요청한다고 좀 더 정중하게 표현했다.
트럼프는 지난 6월에도 캐나다 출신 가수 닐 영의 ‘로킨 인 더 프리 월드’(Rockin’in The Free World)라는 노래를 선거 유세 때 틀었다가 망신을 샀다.
영의 매니지먼트 회사는 “트럼프가 이 노래를 선거 유세 때 사용하도록 승인한 적이 없다”면서 “게다가 영은 사회주의자를 자처한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지지한다”고 발표해 트럼프에게 제대로 한 방 날렸다.
트럼프뿐만 아니라 다른 정치인도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고자 가수들의 노래를 무단으로 사용한다.
록 그룹 서바이버는 최근 느닷없는 장면에서 그룹의 히트곡이 나오자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에 맞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결혼 증명서 발급을 거부하다가 구치소에 갇힌 켄터키 주 법원 서기 킴 데이비스가 8일 석방 후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를 때 ‘아이 오브 더 타이거’(Eye of the Tiger)가 흘러나왔다.
이 노래는 영화 ‘로키’에 삽입된 곡으로 서바이버의 대표곡이기도 하다.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로 격려를 위해 방문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의 손을 잡고 연단에 올라 기쁨을 만끽한 데이비스와 배경음악으로 깔린 ‘아이 오브 더 타이거’는 마치 데이비스를 ‘신념을 지킨 챔피언’으로 만드는 효과를 낳았다.
이 노래의 공동 작곡가인 짐 페트릭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놀라서 어쩔 줄 몰랐다”면서 “데이비스를 위해 이 노래를 사용하도록 허락한 적이 없어서 곧 음반사에서 사용 중단을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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