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평창, 올림픽 대학이 답이다/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수정 2015-01-12 00:08
입력 2015-01-11 23:58
평창올림픽은 현재 개최 비용이 13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20년 내 올림픽 개최 비용 가운데 2014년 소치 54조원과 1998년 29조원에 이어 세 번째이고, 2010년 밴쿠버 8조원, 2002년 솔트레이크 7조원, 2006년 토리노 4조원에 비해 2~4배 많은 돈을 투자한다. 평창올림픽은 2011년 유치 당시 생산 유발 효과 20조원, 고용 창출 23만명, 외국인 관광객 20만명 예상 등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역대 동계올림픽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분석해 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방안을 수립해 흑자 올림픽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올림픽 특수를 지속 확산시켜 문화예술, 관광 콘텐츠, 지역개발 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유치 당시 제시한 고용효과 경기부양 효과 청사진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더욱이 시설 사후 활용, 올림픽 특수의 지속적 확산, 문화관광 산업 활성화 계획 등은 나가노·밴쿠버 등 실패한 올림픽도 비슷하게 꿈을 꿨지만 이루어지지 않는 공상으로 귀결된 내용들이다.
몇 년 전 방문한 199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일본 나가노의 풍경은 참으로 쓸쓸했다. 쇼트트랙 김동성 선수에게 금메달을 안겨 줬던 빙상경기장은 동계스포츠 시즌인데도 초등학교 캠프가 열리고 있었다. 나가노 시내 중심 거리는 평일인데도 극심한 불황에 셔터문들을 줄줄이 닫고 있어 ‘셔터거리’로 불린 지 오래됐다. 인구 30만명의 나가노는 올림픽 개최 이후 12조원의 적자를 떠안았고, 개최 직후 잠시 늘었던 방문객 수는 이내 감소했다. 성공 사례로 꼽히는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도 개최 이후 관광수요 2배 증가 예측은 빗나갔고 개최 이후 5년 안에 호텔 40%가 도산했다. 크로스컨트리는 인기지만 알파인리조트는 재정난에 시달렸다.
릴레함메르의 성공 비결은 올림픽 개최 경험과 유산을 지속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계승 발전시키는 올림픽 대학 방안에 있었다. 스키점프경기장에는 노르웨이 체육대학이 신설됐고, 올림픽미디어센터를 계승한 릴레함메르대학은 정보기술(IT) 문화 콘텐츠 교육을 특성화하고 노르웨이 영화학교를 설립해 국제적인 대학으로 부상해 릴레함메르를 교육도시로 탈바꿈시켰다. 러시아는 이를 본받아 스포츠 경영을 특화한 소치 올림픽대학을 준비해 올림픽 개최 이후 개교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17일간(2월 9~25일)의 화려한 축제를 마치고 선수들이 떠난 그 자리에 준비된 올림픽 대학이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2015-01-1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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