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친박 의원들만 조용히 불러서 만찬
수정 2014-12-30 17:36
입력 2014-12-30 17:36
전임 이명박 정부에서도 집권 중반기인 3년 차부터 친이(친이명박)-친박계 간 충돌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양측의 대립은 예고된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새해에는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양 계파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생존을 건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 친박계는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과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 등에서 비박계에 밀린 데 이어 지난 7·14 전당대회에서 참패하며 목소리를 내지 못했지만 박근혜 정부 3년 차를 앞둔 이날 회동을 계기로 주도권 탈환 작업을 본격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여기에는 사실상 집권 3년 차에 접어들었음에도 공무원연금 개혁과 공기업·규제 개혁 등 정권 핵심부에서 추진해 온 주요 국정 과제들이 좀처럼 실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 대한 초조함과 위기의식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7·14 전당대회가 새 정부 출범 이후 양 계파가 공개적으로 맞대결한 첫 번째 헤게모니 쟁탈전이었다면 이번 갈등은 주도권 쟁탈전 제2라운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친박계 35명이 모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송년 모임에서는 김 대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팽배했다. 이 자리엔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주영·김태환·서상기·유기준·홍문종·노철래·윤상현·김현숙·함진규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여의도 길 건너 곰탕집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에서 자신을 향한 친박계의 ‘인사권 사유화·전횡’ 비판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내가 정치한 지 30년인데 그런 말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의 심정도 이해한다”며 “나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도 된다”고는 했지만 “무슨 사당화냐”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박 대통령이 친박계 5인조와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진 시점과 의미도 남다르다. 지난 19일은 대선 승리 2주년이자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린 당일이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비공개로 친박 의원들과 회동한 사실이 알려진 게 처음인 데다 공식 회동을 선호하는 박 대통령 스타일과 배치되는 만남이기도 했다. 비선 실세 의혹에 따른 국정 쇄신 및 신년 인적 쇄신, 공무원연금 개혁안 등 각종 개혁, 경제활성화, 통합진보당 해산 등 국정 운영 3년 차에 쌓인 현안 해결을 위해 박 대통령이 당 장악에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bg@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