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IA 국장-상원 정보위원장, 고문 진실 놓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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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4-12-12 09:44
입력 2014-12-12 00:00

브레넌 “일부 혐오스런 심문기법 빈라덴 체포에 유용”파인스타인, 트위터로 “보고서 읽어라” 일침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잔혹한 고문 실태 보고서가 공개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존 브레넌 CIA 국장과 이 보고서 공개를 주도한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브레넌 국장은 11일(현지시간)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일부 고문의 가혹성을 인정하면서도 고문의 효과와 필요성을 옹호했고, 이를 파인스타인 위원장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브레넌 국장은 이날 버지니아 주 랭리의 CIA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한적인 경우에서 (CIA) 요원들이 가혹하고 승인받지 않았으며 혐오스러운 심문 기법을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전반적인 (첩보 업무) 과정을 통제하는 데 필요한 업무 기준을 제때 마련하지 못했다”며 “우리 스스로 세운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도 선진신문기법(EIT), 즉 고문 행위를 받은 용의자들이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작전 수행에서 도움이 되고 실제로 사용된 정보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브레넌 국장의 회견이 생중계로 진행되는 동안 트위터를 통해 “빈 라덴의 사살로 이어진 핵심 정보는 EIT와는 관련이 없다”며 보고서 378페이지에 이 점을 분명히 입증해주는 증거가 있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EIT가 테러 용의자들로부터 핵심 정보를 얻는 데 기여했느냐를 놓고도 날카롭게 대립했다.

브레넌 국장은 “EIT를 받은 용의자들로부터 확보한 정보 중에는 매우 유용하고 가치있는 것들도 있었다”며 “이같은 정보가 EIT 없이 가능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보고서는 핵심 정보를 (고문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알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CIA는 고문 전에 정보를 갖고 있었다”며 “EIT를 이용함으로써 테러 공격을 막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브레넌 국장은 보고서에서 드러난 CIA의 고문 실상이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잔혹했던 것과 관련해 “대통령과 미국인들을 의도적으로 속이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상원 정보위가 EIT 프로그램이 시작된지 4년이 지난 시점까지도 정확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반박했다.

브레넌 국장은 “상원 정보위가 보고서 준비 과정에서 CIA 관계자들과 소통할 기회를 갖지 않은 점이 개탄스럽다”고 말했으나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100건이 넘는 인터뷰 보고서와 구두·서면 증언 등을 통해 CIA의 내부 의견을 반영했다고 받아쳤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이날 올린 모든 트윗글에 ‘보고서를 읽으라’(#ReadTheReport)는 해시태그(트위터 글을 분류하기 위해 ‘#’ 기호를 붙여 쓴 단어나 문구)를 달아 눈길을 끌었다.

한편, 칼 레빈(민주·미시간) 상원 군사위원장은 이날 전임 조지 W.부시 정부가 이라크전의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여론을 호도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새로운 증거 자료를 제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부시 정부 관계자들이 9·11테러 주범인 모하마드 아타가 9·11 이전에 체코 프라하에서 이라크 정보기관 요원을 만났다는 주장을 펼치며 이라크전을 정당화한 것과 관련해서다.

레빈 위원장은 올해 초 브레넌 CIA 국장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당시 아타가 실제로 프라하에 있었다는 증거를 갖고 있거나 이를 알고 있다고 말한 대테러기구(USG) 및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는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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