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석, 野예결위 복귀 총대메기 왜?
수정 2014-11-28 10:52
입력 2014-11-28 00:00
우윤근과 사실상 강온 역할분담 해석
새정치연합이 누리과정 예산 문제 등으로 지난 26일부터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한 가운데 우윤근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의 공식적인 ‘OK 사인’ 없이 예결위 정상화가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다.
예결특위 야당 간사인 이춘석 의원은 이날 오후 7시 당 소속 예산소위 위원 긴급회의를 소집, 우 원내대표에게 별도 보고 및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예결위 컴백을 ‘단독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예산소위가 재개된 지 1시간여가 지나서야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국민을 위한 예산’을 위한 예결위 간사의 결단이자 유연한 전술적 선택”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 의원의 결정은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12월2일이라는 예산안 처리 D-데이가 정해진 상태에서 내려진 현실적 고육책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당 차원에서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긴 했지만 예산심사마저 파행한다면 시간에 더욱 쫓기게 될 뿐 아니라 야당의 요구를 관철시킬 공간을 뺏기게 돼 ‘실’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원내 지도부와의 엇박자가 연출됐다기 보다는 우 원내대표의 묵인 하에서 이뤄진 ‘염화시중’(拈華示衆·말이나 글에 의하지 않고 이심전심으로 뜻을 전함)의 합작품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 의원이 총대를 메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터줌으로써 국회 보이콧이라는 초강수로 배수진을 친 채 대여강경 압박에 나선 우 원내대표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것이다.
합리적 온건론자로 꼽히는 우 원내대표는 평소 극한투쟁 방식 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강조해왔지만 당내 강경파의 반발기류 등을 감안할 때 여야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채로는 쉽사리 예산심사 복귀 지시를 내리기 힘든 여건이었다. 결과적으로 원내대표와 예결위 야당 간사간에 강온 역할분담이 이뤄진 셈이다.
법조계 선후배이기도 한 두 사람은 18대 국회 때부터 국회 법제사법위에 함께 몸담아오며 흉금을 터놓을 정도로
막연한 사이다. 이 의원 역시 합리적 온건성향으로 분류된다.
실제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우 원내대표에게 “오늘 감액심사에 차질이 빚어지면 12월2일 예산안 처리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여야 협상 타결이 불발되더라도 예결위 참석은 불가피하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일단 협상 결과를 본 뒤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지만 이 의원을 별도로 만류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져 사실상 ‘프리핸드’(재량권)을 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야 협상이 결렬된 상태에서 우 원내대표가 예결위 정상가동 지침을 내리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판단해 따로 보고하지 않았다”며 “원내대표의 짐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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