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선 ‘말의 성찬’ 사례·결과
수정 2012-11-30 00:38
입력 2012-11-30 00:00
17대 대선-‘동남권 신공항’ 논란 끝에 백지화, 13대 대선-‘새만금 사업’ 헛돌다 아직도 미완
이명박 정부가 17대 대선에서 약속한 ‘동남권 신공항’의 운명이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된다. 전체 유권자 25%의 표심을 흔드는 영남권 최대 공약인 동남권 국제 신공항 건설은 지난해 3월 김황식 국무총리의 ‘백지화 선언’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대선 기간이 돌아오자 다시 여야 후보의 공약으로 부활했다. 타당성 조사를 비롯한 예산 낭비뿐 아니라 영남지역의 갈등을 또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표심 얻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한반도 대운하’로 시작한 4대강 사업도 마찬가지다. 지난 5년간 총 22조원의 예산이 들어간 사업이지만 소모적인 국론 분열에, 사업 효과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16대 대선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을 석달 남짓 앞두고 ‘신행정수도 충청권 건설’이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충청에서 51.8%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그러나 당시 한나라당의 반대에 부딪혔고 2004년에는 헌법소원까지 제기됐다. 헌재는 그해 10월 “수도 서울은 관습헌법”이라며 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의 행정수도 건설 계획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계획으로 축소됐다. 세종시는 우여곡절 끝에 이명박 정부 때인 2007년 7월 착공됐다.
새만금사업은 1987년 당시 민정당 노태우 후보가 전북발전 카드로 꺼낸 이후 5명의 대통령을 거치며 헛바퀴만 돌다가 아직도 완료되지 않은 ‘말의 성찬’으로 남아 있다. 서해안의 지도를 바꾸는 대규모 간척사업인데도 충분한 검토 없이 발표된 탓에 타당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2012-11-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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