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새 책]
수정 2012-10-13 00:44
입력 2012-10-13 00:00
●루카와 생명의 불(살만 루시디 지음, 김석희 옮김, 문학동네 펴냄) 1998년 ‘악마의 시’라는 소설 출간으로 이슬람교도의 공공의 적으로 떠오른 살만 루시디(65). 이란의 종교단체는 100만달러였던 루시디의 목숨값(현상금)을 최근 330만달러까지 올렸다. 작가는 지리하고 불안한 도피생활의 한복판에서도 삶의 무게에 굴하지 않고 두 아들에게 연작 소설 두 권을 선물했다. 1990년 큰 아들 하룬을 위해 시공을 초월한 정령의 세계를 다룬 마법 같은 소설을 선물한 뒤 다시 20여년 만에 둘째 아들을 위해 신화와 비디오 게임을 넘나들며 그려낸 디지털판 아라비안나이트 ‘루카와 생명의 불’을 내놨다. 깊은 잠에 빠진 전설의 이야기꾼 라시드를 구하기 위한 루카의 모험이 줄거리. 풍부한 우화를 빌려 권위주의와 자유, 신과 우리의 관계 등 거대 담론을 쏟아놓는다. 첫째 아들과 18살 터울의 늦둥이 아들을 본 늙은 아버지로서, 아들이 자라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도피생활의 두려움이 읽힌다. 하지만 책을 통해 루시디는 아버지의 애정과 문학적 능력을 유감없이 과시한다. 첫째 아들을 위해 내놓은 ‘하룬과 이야기 바다’도 발간 22년 만에 개정·증보돼 함께 나왔다. 두 권의 책은 서로 연관돼 있지만 서로 다른 매력과 철학으로 다가온다.
2012-10-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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