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살아있는 날은/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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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2-06-09 00:00
입력 2012-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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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향내 나는

갈색 연필을 깎아

글을 쓰겠습니다.

사각사각 소리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이어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살아있는 연필

어둠 속에도 빛나는 말로

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습니다.

정결한 몸짓으로 일어나는 향내처럼

당신을 위하여

소멸하겠습니다.

2012-06-0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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