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담는 사진작가들 | 경남 창원] 개발과 환경이 공존하는 살아난 봉암갯벌
수정 2011-02-20 11:18
입력 2011-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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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정병산에서 흘러온 남천의 물길이 마산의 바다로 이어지는 길목. 그 자리에 마산시 봉암동과 창원시 대원동·신촌동·차룡동 일대에 걸쳐 있는 마산만의 유일한 갯벌, 봉암갯벌이 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인 이곳은 무성하게 자란 갈대가 숲을 이루고, 그 사이사이로 꼬시락(망둥어)과 게들이 올망졸망 집을 짓고 산다. 바닷물이 들고나는 물때에 따라 표정을 달리하는 갯벌은 석양 무렵이면 쉼 없이 오가는 조그만 어선들과 함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낸다.
봉암갯벌에 다시 생명의 기운이 돋기 시작한 건 1990년 초. 개발 논리에 밀려 소홀했던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대두되었다. 민·관 그리고 환경관련 단체들의 봉암갯벌 살리기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절명 직전까지 갔던 봉암갯벌에 다시 생명의 기운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공장에서 피어오르던 연기, 강으로 흘러드는 폐수가 줄어들면서 갯벌에는 다시 녹색 짙은 갈대가 무성해지고 온갖 염생식물들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금자리와 먹잇감이 생긴 갯벌에는 자연 새들이 찾아들었고, 부지런히 옆걸음질을 해대는 게들과, 폴짝폴짝 촐싹맞은 꼬시락이 하나둘씩 나타나게 되었다. 생명의 기운이 도는 갯벌의 모습은 평화로웠다. 살랑대는 바람결에 갈대가 춤을 추고, 뭉게구름이 하늘을 수놓았다.
이제는 생활 속에서 환경을 먼저 생각하게 되었고, 나의 것이 아니라 우리와 우리 후대의 것이라는 뼈저린 체험을 갖게 되었다. 많은 희생과 손실을 묻어두고 봉암갯벌이 주는 준엄한 경고와 교훈을 잊지 않아야 될 것이다.
봉암의 변화는 나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었다. 멀리 보이는 공장들의 생뚱맞은 모습조차 자연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과거의 기억과 현실이라는 새로운 앙상블을 모색하기로 했다.
돌아오는 봄이면 벚꽃이 만발하고, 푸른 갈대가 강둑을 메우고, 한가롭게 노니는 물새들이 쉬어가는, 햇빛에 반짝 빛을 내는 모래톱을, 그런 아름다운 봉암의 풍경을 내 가슴에 담을 것이다. 멀리 보이는 공장에 다니는 아빠는 휴일이면 무성히 자라난 갈대숲에서 휴식을 취하고, 아이는 그 옆에서 신발 젖는 줄도 모르고 잰걸음으로 도망가는 게들을 쫓는, 봄바람에 겨운 유채꽃이 하늘거리는, 평화로운 모습의 봉암을 내 가슴에 담을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기적같이 소생한 봉암갯벌을 영영 내 가슴에 새길 것이다.
글·사진_ 조성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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