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함바비리’ 경찰고위직 신병처리 고심
수정 2011-01-18 11:37
입력 2011-01-18 00:00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여환섭)는 지난 16일 함바 운영권 브로커 유상봉(65·구속기소) 씨에게서 함바 수주나 운영권 관련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김병철 전 울산경찰청장을 소환조사했다.
수사팀은 애초 김 전 청장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조사후 이틀이 지난 18일까지도 청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모습은 지난 11일 강희락 전 경찰청장을 소환조사하고서 바로 다음 날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였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검찰은 12일 소환한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해서도 법원에 제출할 증거를 보강하기 위해 미루고는 있지만 영장청구 방침은 이미 정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김병철 전 울산청장이 전직인 강 전 청장이나 이 전 청장과는 달리 현직이어서 검찰이 대(對)경찰 관계를 고려해 신병처리를 놓고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청장이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로 전보돼 현직 지방청장은 아니지만 치안감 신분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어 구속영장 청구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사 초기부터 제기됐던 ‘경찰 표적수사’라는 의혹의 시선이 최근 강 전 청장의 구속영장 기각을 계기로 언제든지 확산할 수 있다는 점도 검찰로선 부담스럽다.
실제로 강 전 청장 등 전직 경찰 수장들의 검찰소환 장면이 잇따라 언론에 생생히 보도되자 경찰 내부에서는 ‘경찰 망신주기 아니냐’며 검찰을 향해 불만을 쏟아낸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검찰의 행보도 그 어느때보다 신중한 편이다.
이만희 청와대 치안비서관,김철준 부산경찰청 차장 등 경찰 고위인사들이 유씨와 접촉했다는 사실도 알려졌지만 검찰은 이들이 단지 유씨를 만났다는 것만으로는 수사 선상에 올리기는 어렵다며 선을 긋고 있다.
실제로 이 비서관은 “2009년 4월 강 전 청장 소개로 만난 건 사실이다.본청장이 지시하는데 안 만날 사람이 누가 있겠나”며 “유씨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밖에서 커피라도 한잔 마셨으면 책임을 지겠다”고 비리 연루 의혹을 일축했다.
김철준 차장도 “강 전 청장에게서 유씨 이야기를 들어봐주라는 전화가 와 통화한 사실은 있다”며 “유씨가 현장소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해 알아봤더니 유씨에 관한 소문이 안좋아 만남을 주선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자가 누구를 만났다고 해서 그 사람을 모두 수사 선상에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상식선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해 이들에 대한 수사계획이 없다는 점을 내비쳤다.
검찰은 이르면 이달 안으로 ‘함바 비리’와 관련해 정·관계까지 수사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었지만 경찰 고위직에 대한 조사 및 처리가 늦어지고 있어 수사 확대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수사가 설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들이 검찰 안팎에서 점차 늘고 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