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책은 기술위원장이었지만 사실상 마라톤 총감독으로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잡았고 황 위원장은 사상 처음으로 마라톤 유망주를 한 데 모아 대표팀에서 합동훈련을 이끌며 경쟁력을 강화,체질 개선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지난 6월과 이달 초 두 번이나 마라톤 코스를 답사,완벽하게 코스를 숙지해 지영준(29.코오롱)이 8년 만에 금메달을 수확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황 위원장은 “영준이가 너무 잘 뛰어줬다.대표팀 후보를 처음으로 2배수로 뽑아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전체적인 체질도 강해졌다.마라톤 유망주들이 많은 만큼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일을 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황 위원장이 지도자로 꽃을 피울 수 있던 데는 정만화(50) 대표팀 코치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강원도 원주 상지여고에서 여자 경보 기대주 원샛별(20)과 올해 전국체전에서 여자 3,000m 한국기록을 갈아치운 신사흰(18) 등 장거리 선수 육성 전문가인 정 코치는 지영준이 코오롱 훈련을 거부하고 방황할 때부터 잘 다독여 중심을 잡아줬다.
실력 있는 지도자에 목말랐던 지영준은 정 코치를 스승으로 삼아 구슬땀을 흘렸고 이번 대회 직전까지 원주에서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피나는 훈련을 펼쳤다.
그 결과 연습 때 자신의 최고기록인 2시간8분30초보다 훨씬 빠른 2시간6-7분대 기록을 내면서 금메달 가능성을 부풀렸고 이를 현실에서 이뤄냈다.
정 코치는 “영준이와 인연은 꽤 됐지만 이번 대회를 두달 앞두고 다시 지도했다.지난달 전국체전에서 영준이가 5,000m와 10,000m에서 연속 우승하면서 나를 완전하게 믿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이 시킨대로 하겠다’는 다짐을 받은 뒤 영준이의 먹는 습관부터 바꿨다.영양 공급,도로 훈련 등 아시안게임을 정말 완벽하게 준비했다.여기에 온 뒤로는 이미지 트레이닝에만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영준이는 케냐 선수같은 폭발적인 스피드는 없지만 풀코스를 꾸준히 뛸 수 있는 전체적인 스피드가 탁월한 선수”라고 소개한 정 코치는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영준이가 더운 날씨에서 2시간8분대를 뛸 수 있기에 내년 세계대회에서 메달은 따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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