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 부동산 대책 한 달] “급매물에도 거래 뜸해… 백약이 무효”
수정 2010-09-25 00:56
입력 2010-09-25 00:00
김선덕 건설산업연구원장은 “정부는 경제성장률을 5%로 예상하지만 가처분소득은 늘지 않아 수요 기반이 여전히 취약하다.”면서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완전히 회복이 안 된 상황에서 수요 진작책 하나로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진단했다.
DTI 규제 완화도 실질적으로 대출을 확대해 거래를 일으키게 하는 데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팀장은 “DTI 규제는 완화됐지만 하반기 금리가 오르면 이자만 늘어날 뿐인데 소득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규제 완화는 의미가 없었다.”면서 “가격 상승기 때는 아파트의 가치보다 가격이 높아도 무리해서 사려고 하지만, 하락기 때는 가치보다 가격이 낮아도 매우 보수적으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8·29 대책의 효과를 확인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8·29 대책은 시기적으로 8월 휴가철과 추석 연휴가 연이어 있어서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면서 “성장률이 좋아졌다는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시장 상황이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8·29 대책 자체가 긴급 처방책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가을 이사철과 내년 봄 신학기 수요를 앞두고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고 숨통을 틔우는 정도의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치솟고 있는 전세가 상승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정 팀장은 “전세가 상승이 지속되면 빠르면 12월쯤 전세보다는 차라리 집을 사자는 수요가 생겨날 수 있다.”면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거래가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소장은 그러나 “현재 전셋값이 오르는 이유는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인데 전셋값이 오른다고 집을 사는 수요는 생기기 어렵다.”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김 원장도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이 서울의 경우 40%대인데,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려면 이 비율이 50%는 넘어야 한다. 그러려면 전셋값이 15~20% 올라야 한다.”면서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김 전무는 “이번 대책은 매수자가 구매 의사로 전환하기에는 시장의 가격 조정효과가 크지 않았다. 수요가 많은 서울은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수도권 외곽의 대형 아파트는 가격이 떨어져도 찾는 사람이 없어 지역 간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가격 상승 기대감보다는 매도자가 매수자와 가격 접점을 찾아 매매를 시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10-09-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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