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은 파워게임중] ‘포스트 라응찬 누구냐’ 후계구도 갈등서 비롯
수정 2010-09-03 00:26
입력 2010-09-03 00:00
신상훈사장 고소 배경
그랬던 신 사장이 자신이 몸담았던 신한은행 측의 고소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신한은행의 고소장대로라면 신 사장은 부정대출을 했고, 자신이 써야 할 돈의 범위를 넘어 함부로 회사 돈을 쓴 것으로 돼 있다. 그것도 행장 시절의 얘기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이보다는 라 회장과 신 사장과의 신뢰관계에서 빚어진 일이라는 해석도 있다. 신 사장은 라 회장 밑에서 무려 6년 간 행장직을 수행해왔다. 라 회장이 지난 3월 4연임에 성공하기 전까지만 해도 라 회장의 후계자는 신 사장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하지만 라 회장이 4연임에 강한 집념을 보이면서 신 사장은 라 회장에게 부담스러운 존재가 돼버렸다. 달리 말하면 신 사장한테 후계 자리를 넘겨줄 것이었다면 4연임을 하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4연임은 신 사장을 믿지 못하고, 후계자를 따로 정하겠다는 얘기와 같다.
이런 상황에서 신 사장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라 회장의 실명제법 위반 의혹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자신이 연루된 것처럼 비쳐지자 결백을 호소하고 다녔다.
이제 라 회장의 카드는 던져졌고,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문제는 신 사장의 반격이다. 신 사장은 라 회장과 한몸이 돼 지금까지 일을 해 왔다. 이명박(MB) 정부 이전에는 조흥은행과 LG카드 인수 과정에서 신 사장의 역할이 컸다. 이런 상황에서 칼침을 맞은 신 사장이 가만히 있을리 만무하다는 게 금융권의 반응이다. 신 사장이 입을 열면 신한금융지주 전체가 혼란 속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라 회장이 신 사장을 몰아내는 방법이 정도가 아닌 것 같다.”면서 “내년 3월 주총에서 자연스레 물러날 수 있도록 해도 될 텐데 이렇게 과격한 방법으로 내친다면 신 사장으로서도 반격의 카드를 들이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주변에서는 이번 사태가 이전투구식으로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정치권으로 사태가 비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0-09-03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