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에서 살인범으로 변한 比인질극 주범의 역정
수정 2010-08-24 18:08
입력 2010-08-24 00:00
마닐라 AFP 연합뉴스
필리핀 데일리 인콰이어 등에 따르면 범인인 전직 경찰관 롤란도 델 로사리오 멘도사는 지난 1986년 국제청년회의소(JCI)에 의해 전도가 유망한 최우수 경찰관 10명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된 인물이다.
비리에 연루되어 경찰에서 파면되기 직전인 올해 초까지 그는 17차례나 상을 받을 정도로 ‘굿 캅’(good cop)이었다.법의 수호자로서 그가 쌓은 공적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 1986년 당시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대통령의 비자금 해외 반출 시도를 좌절시킨 일이다.
독재와 부정부패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의 봉기로 권좌에서 축출된 마르코스는 해외 도피 과정에서 150만달러의 현찰과 고가품 등을 13개의 나무 상자에 담아 국외반출을 시도했다.당시 마닐라경찰국 산하 특별수사대 팀장이던 멘도사는 이 첩보를 입수하자마자 전광석화같은 작전을 주도해 반출 시도를 좌절시켰다.
마르코스의 검은 돈 해외 반출 시도를 봉쇄하면서 전국적인 영웅이 된 멘도사는 근면함과 강직함으로 주위의 칭송과 함께 빠른 출세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승승장구는 오래가지 못했다.모범 경찰관으로서 출세가도를 달리던 그를 나락의 길로 떨어뜨린 결정타는 금품갈취 혐의였다.
경찰청 청문윤리관실이 밝힌 멘도사의 혐의는 화교가 운영하는 한 호텔의 주방장으로부터 2만페소(441달러)를 빼앗고,돈 지급을 거부하는 주방장에게 마약을 강제로 먹게 한 것.멘도사는 또 함께 파면된 부하 4명과 함께 피해자인 주방장에게 불법주차,무면허운전 및 불법 마약 복용 등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돈을 갈취하려한 혐의도 받았다.
멘도사의 이런 일탈된 행위가 감찰팀에 적발되면서 지난해 2월 그에게 ‘가혹한’ 행정처분이 내려졌다.기동순찰대 반장직에서의 직위해제와 함께 퇴직금 지급 정지 결정이었다.검찰 기소라는 사법 조치도 뒤따랐다.
그는 이런 처사에 불복하면서 자신의 명예회복을 시도했다.이 과정에서 피해자인 주방장이 검찰 조사에 매번 응하지 않으면서 명예회복의 가능성도 제기됐다.그러나 이런 가운데에서도 파면 취소 결정은 끝내 내려지지 않았다.
이에 좌절한 멘도사는 결국 인질극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감행했다.돌이킬 수 없는 이런 행동의 종말은 자신은 물론이고 8명의 무고한 외국 관광객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참사로 끝나고 말았다.
하노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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