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남아공 ‘널 잡아야 기적도 있다’
수정 2010-06-20 11:35
입력 2010-06-20 00:00
프랑스와 남아공은 22일 남아공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 경기장에서 조별리그 A조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나란히 1무1패로 조 하위에 처져 탈락 위기에 몰린 두 팀의 대결이지만 이날 경기는 놓쳐서는 안 될 ‘빅매치’다.그만큼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
지역예선을 거치면서 전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드러났지만,그래도 프랑스의 몰락은 충격적이다.
우루과이와 첫 경기에서 답답한 공격력을 보이며 득점 없이 비긴 프랑스는 멕시코와 2차전에서는 2골이나 내주고 완패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아트사커’란 별명을 얻으며 전 세계를 호령했던 탄탄한 조직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아직 한 골도 신고하지 못한 공격력도 무디기 그지없다.
4년 전 독일 월드컵부터 이미 실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프랑스는 지네딘 지단이라는 걸출한 지휘자의 힘 덕에 결승까지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지단마저 은퇴해 버리자 팀은 모래알이 돼 버렸다.티에리 앙리(바르셀로나)와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 등 빼어난 선수들은 여전히 많지만,하나로 뭉치지 못했다.
인종과 출신 지역의 벽을 허무는 ‘톨레랑스(관용)’를 바탕으로 다양한 선수들을 한 팀으로 융화시키면서 세계 최강으로 올라섰던 프랑스 대표팀의 정신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지단을 비롯한 프랑스 축구의 옛 스타들은 대표팀과 레몽 도메네크 감독에게 비난을 퍼부었고,심지어 스트라이커 니콜라 아넬카는 감독에게 모욕적인 말을 한 것이 드러나 대회 도중 대표팀을 떠나고 말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지단의 부상이라는 예기치 못한 악재 탓이 컸지만,이번에 탈락한다면 정말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랑스 축구가 몰락했다고밖에는 볼 수 없다.
남아공 역시 80년 월드컵 역사를 뒤집어놓을 위기에 처했다.
1930년 초대 대회부터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개최국이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한 경우는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러나 남아공은 멕시코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시피웨 차발랄라(카이저 치프스)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해 다 잡은 승리를 놓쳤고,우루과이와 2차전에서는 0-3으로 완패했다.
1무2패로 조 최하위에 처져 사상 처음으로 개최국이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하는 불명예를 떠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와 남아공 모두 실낱같은 희망은 있다.
같은 시간 루스텐버그에서 펼쳐지는 멕시코와 우루과이 경기에서 가능한 큰 점수 차로 승부가 갈리고,동시에 큰 점수 차로 승리를 거둔다면 골 득실에서 앞서 조 2위로 턱걸이할 수 있다.
무조건 이겨야만 16강 진출의 마지막 희망을 살릴 수 있는 만큼 두 팀 모두 이날 경기에 ‘배수진’을 치고 나설 전망이다.
아넬카가 귀국길에 오른 프랑스는 그동안 도메네크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한 앙리가 팀을 구할 마지막 구세주로 출격할 가능성이 크다.
10여 년 전 프랑스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앙리가 2006년의 지단처럼 분위기를 반전시켜 기적을 일굴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이에 맞서는 남아공은 안방에서 주저앉을 수 없다는 투지가 최대 무기다.승리를 기원하는 홈 팬들의 부부젤라 소리도 어느 때보다 크게 울려퍼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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