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 드러낸 부산의 민심···무소속·야권 후보 당선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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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0-06-06 10:31
입력 2010-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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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이제) 한나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시대가 아니라는 거 아임미꺼(아닙니까)?”6일 새벽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생선을 다듬다 6.2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기자의 질문을 받고 대뜸 한 아주머니(55)의 말이다.

 ‘자갈치 아지매’의 이 같은 분석에 기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6.2 지방선거 결과,한나라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불리던 부산에서 기초단체장 당선자 16명 가운데 3명,시의원 당선자 42명 가운데 5명,구.군의원 당선자 20명이 무소속이다.

 야권에서도 구.군의원 후보 45명이 당선됐고,사상구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모든 선거구에서 득표율 1위를 기록하며 한나라당과 같은 수의 당선자(5명)를 냈다.

 기초의원 선거에서 야권과 무소속 후보 당선자를 합치면 65명으로 전체(158명)의 무려 41.1%에 달한다.야권 당선자가 19명(12%)에 그쳤던 4년전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특히 야권 단일후보로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44.6%를 득표해 3선에 성공한 한나라당 허남식 당선자(55.6%)를 11.2%포인트 차까지 쫓아갔다.

 그동안 부산시장 선거에서 야당에게 ‘득표율 40%’는 심리적인 저지선과도 같은 높은 벽이었다.그런 높은 벽을 이번 선거에서는 가뿐히 뛰어넘은 놓고 부산이 오랫동안 숨기고 있던 야성을 드러냈다는 말까지 나오는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야는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사라졌다는 데 공감하면서 “한나라당의 오랜 독식에 따른 부산시민의 피로감과 변화에 대한 욕구가 분출된 것이다.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에 대한 견제심리가 반영됐다.”라고 입을 모았다.

 한나라당 유기준 부산시당위원장은 “세종시 수정과 4대강 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인다.”라면서 “부산에서 한나라당 독식구조가 오래 지속된 것에 대한 염증과 변화에 대한 바람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에 대한 충성도가 예전같지 않다.”라면서 “앞으로는 올바른 공천과 당의 노력,후보자의 자질 등 3박자가 갖춰져야 당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주당 김정길 후보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분위기와 이명박 정부에 대한 견제심리가 강하게 작용했고,한나라당이 지방권력을 오랫동안 독점한 것에 대한 부산시민의 변화욕구가 컸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저 개인에 대한 지지도 있었겠지만 야권이 이번 선거에서 후보를 단일화한 것도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유기준 위원장은 “부산시민의 채찍질은 한나라당이 앞으로 더 잘하라는 애정”이라는 입장을 보인 반면 김정길 후보는 “민심이 엄청나게 변했고,야당도 해볼만하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라면서 해석을 달리하기도 했다.

 원인이야 어쨌든 부산에서 6.2 지방선거를 통해 야권이 대약진한 것에 대해 부산시민은 우려와 함께 기대감을 갖고 있는 듯했다.

 한나라당 적극 지지자인 김대열(68)씨는 “정부가 너무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이니까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라면서 “한나라당이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야당에게 지방정권은 물론 국회와 대권까지 빼앗길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김우현(38)씨는 “부산에서는 한나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소리가 이제 안나오겠다.”라면서 “이제 지방의회에도 여당 견제세력이 많이 포진했으니까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산시내 모 구청 공무원은 “구의회에서도 이제 상시적으로 여야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생산적인 경쟁이 될지,소모적인 정쟁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같다.”라면서 “솔직히 걱정된다.”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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