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3인창극으로 변신
수정 2009-11-20 12:40
입력 2009-11-20 12:00
극단 수천 제공
여자 창자가 심청 등 여자 배역을, 남자 창자는 심봉사 등 남자 배역을 맡는다. 북을 치며 추임새를 놓던 고수가 극의 진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창극 100년 역사에 새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게 기획의도다.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에서 개발된 3인 창극은 기존 창극이 가지고 있던 폐쇄적 한계를 극복, 독창적인 연희양식을 구축해 보려는 취지로 생겨났다.
그간 판소리가 창자의 몫으로만 돌려져 관객과의 소통이 다소 부족했다는 자성에서 ‘발상의 전환’이 시작됐다. 마당놀이처럼 다 함께 신나는 놀이판을 벌이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창자와 관객의 교감을 유도, ‘판’의 공간을 ‘프로’의 세계에서 ‘아마추어’로 끌어 내리겠다는 야심찬 포부다. 그간 퇴색됐던 판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겠다는 의욕도 감추지 않는다.
이를 위해 수천은 공연 장소로 대규모 극장보다는 소규모를 고집한다. 아무래도 규모가 커지면 관객과의 소통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공연 단가도 낮아졌으니 일석이조다. 언제, 어디서나 판소리를 즐길 수 있는 저변을 마련한 셈이다.
3인 창극이 서울문화지원재단이 선정하는 ‘예술표현지원사업’으로 채택돼 이들의 실험 정신은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새로운 한류 열풍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수천 측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선정된 판소리는 전 세계인들과 함께 나눌 가치가 있다.”면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사물놀이처럼 3인 창극으로 전 세계인이 판소리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02)747-3809.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09-11-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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