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 제자, 수원시향에 날개달다
수정 2009-05-23 01:22
입력 2009-05-23 00:00
지휘자 김대진-피아니스트 김선욱 베토벤 정기연주회
이날 연습은 23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막을 올리는 제191회 정기연주회를 위한 자리. 이 공연은 스승과 제자의 만남으로, 또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5곡)을 한꺼번에 연주하는 자리로 시선을 끌어모았다. 공연은 두 번으로 나눠 오후 3시 1부에서는 1·2·4번을 연주하고, 오후 7시30분부터는 3·5번을 들려준다. 총 연주시간이 무려 3시간30분에 달한다. 연주자에게나 관객 모두에게 버거운 시간일 수 있다.
“피아노 협주곡 5곡으로 베토벤의 일생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초기작인 1·2번부터 후기인 5번까지 들으면서 작곡가의 기교나 감성 변화, 낭만에서 고전으로 옮겨가는 흐름를 느낄 수 있죠. 모두 특징과 개성이 있는 작품이라 청중은 지루함을 느낄 겨를이 없을 겁니다.”
이미 2000년 4월에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를 했기에 누구보다 어떤 연주회가 될지 잘 아는 김대진 상임지휘자는 “가장 힘겨운 사람은 피아니스트일 것”이라고 말한다. 안정된 실력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연주인 만큼 협연자 김선욱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다. “(김선욱은)이번 연주에서 피아니스트에게 필요한 자질을 모두 갖췄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능력을 알고 도전해보려는 동기부여와 의지가 확실한 친구라 이번 공연이 더욱 기대됩니다.”
수원시향은 새달에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로 진출한다. 뉴욕한국문화원의 개원 3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 초청받아 5일 ‘수원시향 특별뉴욕콘서트’라는 이름으로 공연한다.
1987년 뉴욕 리사이틀을 가졌던 김대진 상임지휘자처럼 한국 음악인을 뉴욕 무대에 데뷔시키는 역할을 한 한국문화음악협회 뉴욕지부의 창립 25주년이라는 의미도 있다.
이 공연에서 수원시향은 사무엘 바버의 ‘셀리의 서정시에 의한 장면음악 작품 7’,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과 지난 4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교향악 축제에서 “가장 감동적인 비창이었다.”는 호평을 받은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비창)을 연주한다. 앞서 28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뉴욕 공연을 미리 선보이는 ‘카네기 프리뷰’ 연주회를 갖는다. 내년에는 수원시향 창단 최초로 예술의전당 기획공연에 초청받아 2월부터 12월 사이(4월 제외) 매달 한 차례 베토벤의 교향악, 피아노 협주곡 등을 아우르는 전곡 연주를 할 예정이다.
화려한 수식어보다도 “음악인은 음악으로 말해야 한다.”는 김대진 상임지휘자의 철학 때문에, 수원시향이 앞으로 보여줄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031)228-2813~6.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2009-05-2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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