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잡는 입담·흥겨운 몸짓 광대들과 신명나게 놀아보세
수정 2009-03-14 00:00
입력 2009-03-14 00:00
‘유랑광대전’ 20~31일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운영하는 서울 대치동 한국문화의 집(코우스)에서 20일부터 31일까지 ‘유랑광대전’을 펼치는 것. 유랑광대는 전국의 장바닥을 떠돌며 공터에 자리를 잡아 창극을 벌이고 약을 팔던 거리 창극패. 5일장이 서면 어김없이 찾아와 웃음을 준 이들이지만 이젠 보기 드물어졌으니 이번 공연은 쉽게 접할 수 없는 시간이다.
진옥섭 예술감독이 야심만만하게 준비한 ‘전통예술 소극장 장기 공연’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기도 한 이번 공연은 휴관일(수·목요일)을 제외하고 10일간 배꼽 쥐게 하는 입담과 흥겨운 몸짓으로 관객의 혼을 쏙 빼는 유랑광대들을 만날 수 있다.
마지막 유랑광대로 꼽히는, 중요무형문화재 제81호 진도다시래기 보유자인 강준섭(76)씨도 공연에 나선다. 서울에서는 3년 만에 갖는 공연이다.
진도의 당골(세습무) 집안에서 태어나 열세 살 때부터 유랑광대로 살고 있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 놀보가 아들에게 심술만 가르친다는 ‘놀보막’, 소경이 경문을 읽는다는 ‘경문유희’, 심청전의 한 대목인 ‘뺑파막’ 등을 보여준다. 그의 장기로 꼽을 정도로 우스꽝스러운 심봉사 연기를 펼치는 뺑파막이 이 광대놀음의 절정이다. 뺑파막의 명콤비이자 부인인 김애선(66)씨가 함께한다.
또 강씨의 오랜 동료이자 국내 최고의 마당쇠 손해천(75), 채상소고춤의 명인 김운태(45), 강준섭에게 배우고 있는 소리꾼 정승희와 박종훈씨 등이 출연한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한 저렴한 관람료(5000원)로 신명을 더한다. (02)567-4055.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2009-03-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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