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클래식 참 좋아요, 함께 들어요”
수정 2009-02-14 00:32
입력 2009-02-14 00:00
예술의전당 ‘뷰티풀 11시 콘서트’ 공동진행 유정아 ·송영훈씨
(방송인 유정아)
“클래식을 친근하게 즐기도록 돕는 메신저로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친구 집에 놀러간 듯 편안한 분위기에서 클래식을 만나도록 하는 게 무대 위에서 제 역할이죠.”
(첼리스트 송영훈)
KBS 간판 아나운서 출신으로 다양한 음악회 진행, 대학 강의 등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방송인 유정아와 빼곡한 국내외 연주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라디오 클래식채널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을 갖고 있을 만큼 ‘잘나가는’ 첼리스트 송영훈. 두 사람이 ‘클래식 길라잡이’로 의기투합했다. 매월 두번째 목요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뷰티풀 11시 콘서트’에 진행자로 나선 것이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1월 첫 공연에서는 무대 왼편에 작은 탁자를 두고 진행했지만, 이번엔 다시 예전 형식으로 돌아갔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진행하려고 대화 형식으로 풀어 나갔지만 오히려 음악을 느끼는데 방해가 된 듯했다.”는 유정아는 “음악 외적인 것은 최대한 자제하고 담백하게 정보 전달을 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전 진행자와 차별화하면서 청중에게 보다 쉽게 다가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단계”라고 송영훈도 거든다.
유정아는 1989년 KBS에 입사한 뒤 TV와 라디오에서 클래식 프로그램을 진행한 게 햇수로 7년 가까이 되고, 송년·신년·신춘 등 정기 음악회는 모두 그의 몫일 정도로 클래식 프로그램 진행에는 베테랑이다. 그런 그도 이번에는 설렌다. “‘나답게’ 진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랄까요. ‘이 음악, 제가 좋아하는 건데 정말 괜찮으니까 들어 보세요.’라는 생각으로 관객과 교감할 수 있어서 좋은 거죠.”
“전 라디오 프로그램을 하는 데다 이 공연까지 맡게 되니까 주변에서 ‘아예 이쪽으로 가는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한국에서 클래식을 배우고 자랐기 때문에 배운 만큼,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고, 이 일은 그 연장선에 있는 거죠.” 음악가로서 송영훈의 연주 활동 계획도 줄줄이 짜여 있다. 당장 다음주에는 일본에서 공연하고, 곧 라흐마니노프와 쇼스타코비치 작품을 담은 음반을 낸다. 이에 맞춰 다음달 11일부터 전국 6개 도시를 도는 독주회를 갖는다.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공연을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할지에 대한 지향점은 같다.
“입장료가 저렴하다고 공연 수준도 떨어져서는 곤란하죠. 완성도 높은 공연을 보여 주고, 더 나아가 능력있는 연주자를 소개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한다면 어느날 하루는 표를 팔지 않고 소외계층 아이들을 초청하는 이벤트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유정아)
“무료로 리허설을 공개하는 것도 좋겠죠. 겉포장만 그럴싸한 것이 아닌, 카드까지 완벽하게 써서 선물을 주는 마음으로 공연을 진행하고 싶습니다.”(송영훈)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2009-02-14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