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新인 감독 바람
이은주 기자
수정 2008-08-30 00:00
입력 2008-08-30 00:00
요즘 영화계에선 ‘스페어’의 이성한 감독의 이야기가 단연 화제다. 올해 37세인 그는 2005년 잘 다니던 건설회사를 그만두고 영화일에 뛰어들었다. 어릴 때부터 성룡의 열렬한 팬이었던 그는 문화센터에서 1년 남짓 영화공부를 한 것이 전부인 ‘초짜’. 하지만 그는 더이상 내 꿈을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신인배우들과 함께 영화 ‘스페어’를 찍었고, 한 차례 개봉을 미룬 끝에 드디어 감독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정병길 : 주성치 같은 액션배우·감독 꿈
영화 ‘우린 액션배우다’의 정병길(28) 감독은 주성치 같은 액션 배우겸 감독을 꿈꾸는 평범한 20대였다.“앞으로 영화일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을 시험해 보기 위해” 서울액션스쿨에 들어간 그는 동기생 5명과 함께 액션배우로서의 꿈과 인생을 담은 성장 영화 ‘우린 액션배우다’를 찍었다.
이 작품은 저예산 독립영화로서는 드물게 15개 극장에 걸렸다. 곧 촬영에 들어가는 정 감독의 첫 장편 극영화인 ‘청년폭도맹진가’의 주연 배우 이정진이 제대 후 첫 작품으로 출연한다.
정 감독은 “저 역시 서른 살을 앞두고 주변을 돌아보니 실제 꿈을 이룬 이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면서 “막연한 동경만 갖고는 일을 성취할 수 없는 20대 청춘들을 통해 꿈이라는 것이 왜 바뀌는지,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보여주는 일종의 성장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장훈 : 김기덕 감독 연출부 출신
김기덕 감독 연출부 출신 장훈(33) 감독 역시 ‘리얼 액션’을 표방하는 ‘영화는 영화다’로 도전장을 내밀었다.‘사마리아’‘빈집’‘활’ 등의 연출부를 거쳐 ‘시간’의 조감독을 맡기도 한 그는 첫 작품부터 소지섭, 강지환 등 청춘스타와 작업하는 만만찮은 경험을 했다.
실제로 싸움을 하는 것을 전제로 액션 영화를 찍는다는 장 감독은 배우들에겐 진짜 액션 연기를 주문했고, 각색에만 1년 반이 걸리는 등 공을 들인 끝에 “좀 거칠지만 대체로 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 감독은 “액션 동작이나 미술, 분장 등에서 기존 홍콩 액션영화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영화를 찍을 땐 느끼지 못했지만 개봉을 앞두고 톱스타들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여름 유난히 스타감독들의 격전이 벌어진 충무로는 이 같은 신인감독들의 출현에 사뭇 고무적인 분위기다. 올초 자신의 첫 장편 데뷔작 ‘추격자’로 흥행에 성공한 나홍진 감독의 예에서 볼 수 있듯 불황일수록 신인들의 도전은 활력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스페어’의 홍보대행사인 ‘유쾌한 확성기’의 이은영씨는 “연출부 경력이 전무한 이 감독이 국악과 추임새 등 마당극의 요소를 넣은 영화적 시도가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08-08-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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