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ijing 2008] 펠프스는 이래서 특별해
임병선 기자
수정 2008-08-15 00:00
입력 2008-08-15 00:00
다리짧고 체지방률 4% 피로회복 속도도 빨라
4년 전 아테네올림픽 남자 접영 200m에서 펠프스와 야마모토 다카시(일본)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스티브 패리(31·영국)가 13일(현지시간) BBC에 그 비밀을 귀띔했다.
패리에 따르면 펠프스는 굉장히 특이한 체형을 갖고 있다. 지구의 운명을 맡겨도 될 것 같은 떡 벌어진 어깨, 상대를 압도하는 상체, 그러나 밑으로 시선을 떨어뜨리면 상대적으로 짧은 다리가 분위기를 확 깨는 ‘슈퍼 히어로’ 캐릭터를 떠올리면 되겠다.
패리는 ‘다리 밑에서 그를 보면 결코 180㎝가 안돼 보이지만 상체만 바라보면 2m가 훨씬 넘어 보인다.’고 썼다. 불균형하다싶을 정도로 다리가 짧기 때문에 취미로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나 프로들도 물 속에 들어가면 똑같이 마주치는 고민을 덜 수 있다고 패리는 강조했다.
긴 다리는 물 속에서 몸을 가라앉히는 요소가 되고 속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양팔을 벌렸을 때의 길이가 체격조건상 196㎝가 되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208㎝나 된다. 어깨를 비트는 각도가 보통사람보다 훨씬 커 펠프스는 훨씬 더 큰 활갯짓으로 강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
패리는 이어 ‘훈련을 끝내고 물 밖으로 나오는 펠프스를 보면 그가 아침으로 뭘 먹었는지 다 알 수 있을 정도’라며 ‘의사라면 심각한 저체중이라고 진단 내릴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또 ‘그에겐 도대체 지방덩어리란 없는 것 같으며 체지방률이 4% 정도여서 모든 힘을 스피드로 전환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펠프스는 12일 자유형 200m 시상식 뒤 얼마 안돼 접영 200m 예선에 나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패리는 펠프스의 혈중젖산 수치가 5.6밀리몰로 다른 선수들(평균 10밀리몰)의 절반밖에 안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운동 뒤 근육에 쌓였던 젖산이 경기 도중 빠져나가야 다시 최고의 컨디션으로 다음 경기나 훈련을 준비할 수 있는데, 펠프스는 훨씬 더 피로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것.
펠프스는 당시 인터뷰에서 “아마도 10분 정도의 여유만 주어지면 충분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단지 신체의 회복능력뿐만 아니라 고도의 정신 집중이 가능하다는 얘기도 된다고 패리는 덧붙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8-08-1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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