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탐방] 도곡구장 산 증인 최대우씨
임병선 기자
수정 2008-08-01 00:00
입력 2008-08-01 00:00
투수·감독·관리 1인 3역
구장의 역사는 오롯이 그의 몫이다. 원래 축구구장이었던 이곳에 5년 전 외야와 1,3루쪽 펜스를 세우고 더그아웃에 갈음하는 천막텐트를 세운 것도 그였다. 홈플레이트 뒤쪽 지상 3m 높이에 위태롭게 세워진 가로 3m, 세로 2m 남짓한 기록실도 그의 작품.
주말이면 어김없이 오전 7시쯤 나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구장을 돌본다. 장마철이면 새벽같이 구장에 나와 스펀지로 곳곳의 물을 찍어내는 게 일과가 됐다. 처음 만난 13일에도 그의 검정색 바지엔 흙먼지 자국이 선명했다. 비가 너무 내려 모든 경기가 취소된 19일과 20일에도 어김없이 나와 개최 여부를 고민했다.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모두가 떠난 텅빈 구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담배꽁초를 줍고 청소를 한다.“승현이와 청소를 하다 ‘우리, 제정신 아닌 게 맞지?’라고 넋두리를 하는 날이 많다.”며 헙헙해 했다.
초등학교 3학년때 부친이 들고 온 야구공 한 상자 때문에 질긴 인연을 맺었다는 그는 “우리 리그 사람들의 꿈은 의외로 소박해요. 할 수 있는 날까지 이곳에서 조용히(?) 야구하는 것이지요.”라고 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8-08-0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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