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성의 건강칼럼] 이제는 전원병원이 필요한 때
프랑스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에서 차로 3시간 이상 걸리는 해변가에 있지만 수많은 환자들이 이 병원을 찾는다. 또 매년 약 500명의 외국 척추 외과 의사들이 수련을 위해 방문한다. 필자도 10여년 전 마치 메카를 순례하는 기분으로 찾은 바 있다.1920년대 일본 의사들이 배를 타고 몇달 걸려 이 병원을 방문한 사진들이 병원 로비에 걸려 있어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이었다. 병원 앞의 드넓은 백사장과 푸른 바다에서 불어오는 상큼한 바람 냄새. 도심 병원에 익숙한 필자에게는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매연과 교통지옥, 주차난에 시달리는 도심 한복판의 병원에서 치료받는 우리나라 환자들이 안됐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한적하고 공기 좋은 곳에 병원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 점에서는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척추전문병원인 ‘함스 클리닉’도 마찬가지였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로 두 시간을 달려 다시 차로 30분을 들어간 시골 동네의 작은 병원. 저명한 척추외과의사 함스 박사가 진료하고 있었다. 유명세도 만만치 않아 병원 인근에는 매년 병원을 찾는 의사들이 묵는 민박집이 있을 정도다.
이제 우리의 국민소득도 높아지고 생활수준도 향상되었다. 유능한 의사를 구하는 문제, 접근성의 문제 등 여러 제약이 있겠지만 우리 국민들도 도심을 떠나 수풀 우거진 산 속이나 바닷가에 위치한 병원에서 일상을 잊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치료에 전념할 수는 없을까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콘크리트 빌딩숲 속 병원에서 스트레스를 더 받지는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