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성의 건강칼럼] 선생님, 수술시간은 얼마나 걸립니까?
수정 2008-03-22 00:00
입력 2008-03-22 00:00
환자가 수술실에 들어가면 마취를 한 뒤 수술대에 옮기고 본격적인 수술 준비를 하게 된다. 준비를 마치고 절개를 시작하면서 마취과 의사들에게 수술 시작을 알린다. 수술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집도의를 도와 주는 조수 의사들이 절개를 하고 수술 부위에 접근하게 된다. 척추 수술의 경우 초기 접근에 시간이 꽤 걸리기도 한다. 집도의는 대개 수술 부위가 다 노출된 다음 수술에 합류하며, 이 때부터가 본격적인 수술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분들은 ‘왜 맨 처음 절개부터 집도의가 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집도의는 핵심적인 수술 부위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절개까지 담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환자나 가족들은 수술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시간부터 마취, 수술, 회복을 거쳐 수술실에서 나오는 시간까지 수술 시간으로 생각한다. 수술 조수를 서는 의사는 절개를 시작한 시점부터 수술을 마치고 절개를 다 봉합한 시점까지를 수술 시간으로 생각할 것이고, 마취과 의사는 마취 시작 시간부터 마취를 깨운 시점까지를 수술 시간으로 생각할 것이다.
정작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집도의는 자신이 합류한 시간부터 핵심적인 부분에 대한 수술을 마치고 수술대를 벗어나는 시간을 수술시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집도의의 이런 기준이 그다지 무리한 것도 아니다. 나머지 시간들은 모두 수술의 핵심적인 부분을 위한 준비 과정이기 때문이다.
척추 수술 가운데 가장 많이 이뤄지는 ‘척추 한 마디 유합술’의 경우 환자 가족들은 6∼7시간이 걸린다고 느끼는 반면, 보통 절개 시작부터 봉합을 마친 시점까지는 4시간, 집도의가 수술에 집중하는 시간은 2시간 정도 걸린다. 사실상 2시간 안에 수술의 성패가 결정되는 셈이다.
간혹 수술에 드는 시간 때문에 환자 가족과 의사 사이에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수술 시간에 대한 이와 같은 관점의 차이를 잘 이해하고 있다면 불필요한 오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2008-03-2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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