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나눠먹기식 좌시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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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호 기자
수정 2008-03-08 00:00
입력 2008-03-08 00:00
원내 과반의석 확보를 자신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청와대의 최근 답변은 “글쎄….”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무난하지 않겠어.”였다. 총선 기류의 급변 가능성에 대한 조바심과 위기감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심지어 몇몇 청와대 비서관들은 총선이나 공천에 대해 물으면 답변 속에 짜증을 섞기도 한다.“우리가 무슨 말을 하겠어….”“난 입이 없어요….”

청와대의 이런 표정은 곧 이명박 대통령의 심경이다. 이 대통령의 측근인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7일 “한나라당 공천이 계파 나눠먹기로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이 대통령이 대단히 언짢아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공천이 나눠먹기식으로 진행되는 것을 이 대통령이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승 신드롬’을 일으키며 여론의 호응을 얻고 있는 민주당의 공천작업을 보면서 ‘한나라당 공천이 더이상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이 대통령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수도권 공천에서 탈락이 유력시되던 한 신청자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것도 여권 핵심부의 이런 위기 의식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적어도 7일 현재 한나라당 공천을 바라보는 이 대통령의 시선은 ‘공천 갈등’보다는 ‘개혁 퇴색’에 놓여 있는 셈이다. 박근혜 전 대표측이 ‘친박 의원 숙청’으로 현재의 공천작업을 인식하는 것과는 아주 동떨어진 시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분간 박 전 대표측을 달랠 계획이 없다. 우리가 뭘 어떻게 하겠느냐.”고 말했다.“공천은 당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원론을 내세웠지만 ‘갈등 해소’보다는 ‘더 많은 물갈이’에 방점을 둔 이 대통령의 의지가 깔려 있다.

이 대통령의 이런 인식은 박 전 대표와의 ‘영남대첩’을 피해갈 수 없는 수순으로 굳히고 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2008-03-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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