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리는 저승사자’ 박재승
박창규 기자
수정 2008-03-01 00:00
입력 2008-03-01 00:00
“30% 물갈이” “중진 자기희생”
박 위원장의 ‘위력’은 연일 계속되고 있다.29일 공심위 회의에서는 최인기 정책위의장이 ‘코너’에 몰렸다. 박 위원장은 ‘취조’하듯 추궁했다.“혹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내 얘기 안 나왔느냐. 사실대로 말하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별로 안 나왔습니다.”며 어물쩍 넘어가려 했다. 그러나 호락호락 넘어갈 박 위원장이 아니었다.“나왔을 거다. 얘기를 해줘야 회의 진행한다. 회의를 진행하는 게 우스워질 수도 있으니까.”라고 했다. 호남 물갈이·공천배제 기준 등을 둘러싼 반발 기류를 의식한 언급이다.
손학규 대표, 정동영 전 대선 후보, 강금실 최고위원 등을 향해서도 지역구 출마를 압박했다.“밑의 당원은 쇄신대상이 되고 있는데 자기는 자기지역에 편하게 나가 국회의원 되려고 하느냐.”고 했다.“솔선수범해라. 나라면 그렇게 하겠다.”고도 했다. 고흥·보성에 공천 신청을 한 박상천 공동대표도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다.
박 위원장의 정치력은 취임 직후 박 공동대표와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이미 일단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공천 과정에 정치적 조율이 필요하다. 그게 정치권의 전례”라고 했다. 공심위의 전권행사에 ‘딴지’를 건 것이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쇠고집’으로 버텼다. 지난 19일 공심위원 발표와 임명장 수여식을 모두 거부했고, 결국 지도부는 손을 들어야 했다. 그는 전략공천과 비례대표 공천에 대한 실질적 권한을 모두 쥐고 있다. 지도부는 “전략 공천을 정치권 밖의 공심위원들에게 맡길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그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26일 공심위 회의에서는 회의 내용 유출을 이유로 공심위원들을 공개 질타하기도 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08-03-0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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