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클래식 국내파’ 김선욱·성민제
박상숙 기자
수정 2007-12-29 00:00
입력 2007-12-29 00:00
“선욱이 형은 존경스러워요. 연주도 잘하지만 음악에 대해 깊이 아는 것 같아요. 배울 게 너무 많죠.”(성민제)
올 한 해 클래식 연주자 가운데 가장 주목을 많이 받은 이는 단연 피아니스트 김선욱(20)이다.2년 전 순수 국내파로 세계 권위의 영국 리즈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해 클래식계를 깜짝 놀래킨 그는 2007년 국내외에서 굵직한 연주 활동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입증시켰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김선욱, 2년전 국제 콩쿠르 우승후 굵직한 연주 할동
악기는 다르지만 그와 비슷하게 한 번도 해외 땅을 밟지 않고 국내에서 닦은 음악공부로 정상에 오른 연주자가 또 있다. 베이시스트 성민제(19). 얼마 전 러시아 쿠세비츠키 더블베이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성민제는 지난해 마티아스 스페르거 더블베이스 국제콩쿠르도 제패, 세계 3대 콩쿠르 가운데 두 곳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6일 두 사람을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만났다. 이날은 대원음악상 시상식이 열린 날. 김선욱은 ‘제1대 대원예술인’ 수상자였고, 성민제는 2회째를 맞는 대원음악상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들이 해낸 일은 크다. 세계 유수 콩쿠르 우승과 성공적인 연주 활동은 국내 클래식계의 토양이 그만큼 비옥해졌다는 증거다.
“이제 굳이 유학을 가지 않아도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게 김선욱의 말. 이전 해외 유학파들이 돌아와 국내 토양을 탄탄하게 다졌고 자신들은 그 양분을 먹고 자랐다는 것이다.
나이는 한 살 차이지만 김선욱은 성민제에 비해 훨씬 어른스러웠다. 자신은 이날 주인공이 아니라며 한사코 뒤로 물러서려 한 것도 그렇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과도한 관심에 대해 “지금 평가를 조심히 생각하고 있다.”며 “독주회 때 (이름 앞에)붙는 수식어 좀 보세요.”라며 고개를 흔든다.
3세와 10세 때 각각 음악을 시작해 쭉 영재로 살아왔고 고등학교 갈 나이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들어와 대학생이 됐다. 주변의 높은 기대를 끊임없이 의식하고 자라왔을 텐데 부담감은 없었을까.“전혀요.” 둘은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이 잘라 말했다.
●성민제, 올 대원음악상 장려상 수상 등 주목
“오히려 지금이 더 부담스러워요. 상 받고 나서 어느 정도 위치가 생기니까 연주 하나하나가 다 신경쓰이기 시작했어요.” 이번엔 성민제가 어른스럽게 말한다.
내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성민제는 내년 4월 모스크바음대에서 열리는 독주회와 5월5일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가족콘서트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설렌다고 했다. 그의 아버지는 현재 서울시향에서 베이시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어머니는 피아니스트, 동생 또한 베이시스트다.
김선욱은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있나요?”하더니 “내년에도 올 해처럼 지치지 않고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며 웃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07-12-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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