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정부 인수위 발표] 경영능력에 ‘삼고초려’
한상우 기자
수정 2007-12-26 00:00
입력 2007-12-26 00:00
25일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 임명된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은 기금 모금을 위해서라면 직접 춤을 출 정도의 ‘CEO총장’으로 통한다. 사진은 지난 5월16일 숙명여대 르네상스플라자 임마누엘홀에서 열린 ‘청파은혜제-성년식’에서 이 총장이 직접 응원복을 입고 앞장서서 춤을 추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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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론 이 당선자와 이 총장은 적지 않은 ‘닮은꼴’을 공유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갖가지 의혹 공세로 ‘지독한 경선’,‘더 지독한 본선’을 거치면서 대권을 쟁취했다. 이 총장의 과감한 발탁은 당선자 스스로의 집권 당위성을 부각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아울러 이 당선자가 추구하는 ‘탈여의도 정치’에 부합된다. 여성이라는 상징성도 크다. 한나라당의 보수적 이미지를 보완해 이 당선자의 개혁성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곁들일 수 있다.
이 당선자는 지난주 당선 직후 소장파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수위원장으로 여성은 어떠냐.”고 운을 떼는 등 처음부터 이 총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의 이런 언급을 계기로 ‘이경숙 위원장 기용설’은 언론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여론 검증 과정을 거쳐 인사를 단행한 셈이다. 고민은 오래하는 ‘햄릿형’이자, 결심을 하면 바로 밀어붙이는 ‘불도저형’임을 입증한 의미를 지닌다.
이 총장의 국보위 활동이 문제가 되기는 했지만 이 총장의 정치 경험도 이 당선자의 마음을 끌었다.11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외교통일부 자문위원, 국회제도개선위원 등을 지낸 이 총장의 경력이 인수위원장으로서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경제마인드+정치감각’을 갖춘 배경이 인수위원장 임명 이유라는 해석이다.
이 당선자와 이 총장은 신앙적으로도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당선자와 이 총장은 모두 소망교회 신도다. 이 당선자는 30여년 동안 소망교회에 다니며 현재 장로 직분을 맡고 있다. 이 총장은 소망교회 권사다.
이 당선자는 오래전부터 이 총장의 도움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경선 후보 자문단과 지지교수들을 확보할 때부터 이 총장에게 도와줄 것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경선 후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지만 이 총장은 다시 한번 고사했다. 당시 이 총장은 “임기가 내년 8월까지 총장 임기가 있기 때문에 곤란하다.”며 명예로운 퇴진을 이유로 들었다.
이번 인수위원장 내정과 관련해서도 그는 “총장 임기를 마치고 싶다.”며 확답을 주지 않아 이 당선자 측이 끝까지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이 당선자는 세 번의 ‘구애’ 끝에 이 총장을 인수위원장으로 영입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주호영 대변인은 “이경숙 총장은 직선으로 4번 대학총장을 역임한 분이고, 화합속 변화를 이끌 적임자라는 점, 직선 총장으로서 탁월한 경영능력, 여성이라는 점 등이 임명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국보위 활동논란에 대해서는 “25년 전 일이고 역사적 판단이 있었다고 본다. 당시 대학 대표로 추천받은 것이다. 과거보다 그 이후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2007-12-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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