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후보 직격 인터뷰] 일반석 앉아 악수 청하고 도시락 먹으며 일정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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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경 기자
수정 2007-12-10 00:00
입력 2007-12-10 00:00
9일 오후 1시 서울발 대전행 KTX에 탄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통화중이었다. 다음 날 일정을 조율하는 중이었다. 행사 인사말에 빠지면 안되는 말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인터뷰는 원래 사무실에서 예정됐지만 일분일초를 다투는 유세 일정 탓에 KTX 동승 인터뷰로 갑자기 바뀌었다.

두 가지 생각이 스쳤다. 노련한 후보답게 빈틈이 없다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두번째로 그가 캠프의 사소한 부분까지 모두 맡아서 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의 입버릇이 된 “돈과 조직과 세력 없이 힘들게 하고 있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좌석에 앉자마자 이 후보는 “배고픈데, 밥 좀 먹고 합시다.”라고 너스레를 떨더니 도시락을 열었다. 신당 창당 문제나 BBK 수사결과 발표, 하락하는 지지율에 대해 질문해도 도시락에 열중하더니 강소국 연방제 국가개조론 얘기가 나오자 진지해졌다. 대전까지 가는 도중 정차역마다 승객들이 타고 내렸다. 선거기간에 열차나 비행기 일반석만을 고집한다. 승객들이 알아보면 먼저 불쑥 일어나 악수를 청했다.

5년 전 ‘제왕적 후보’의 인상과는 너무 다르다고 하자, 이 후보는 “5년 동안 와신상담해서 달라진 게 아니냐고 묻고 싶겠지만, 특별히 달라질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라며 농반진반으로 받아 넘겼다. 그는 “사람이 배경이나 힘을 갖고 나올 때와 신념 하나로 나올 때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BBK 수사 결과 발표로 지지율에 타격을 받고 있는 이 후보는 “곧 원래 추세가 회복되고, 일주일 안에 경천동지할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경천동지할 변화는 그의 신념에서 나온 관측일지, 아니면 그는 창당 선언 이후 또 다른 카드를 준비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대전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07-12-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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