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07 D-11] 재산의혹 털고 대세론 날개 달까
김상연 기자
수정 2007-12-08 00:00
입력 2007-12-08 00:00
무엇보다 이 후보의 최대 약점으로 거론돼 온 도덕성 논란을 일거에 뒤집을 수 있는 회심의 카드라는 데 폭발력이 있다. 이 후보를 지지하고 싶어도 그의 수백억 재산이 맘에 걸려 망설이던 서민층, 돈을 둘러싼 각종 의혹 때문에 마음을 주기 주저했던 사람들에게 홀가분하게 지지할 명분을 안겨줄 만하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적어도 각종 의혹 때문에 이 후보한테서 이탈한 부동층을 다시 끌어올 만한 파괴력은 된다.”고 했다.
“집 한 채만 빼놓고 전부”나 “당락에 관계 없이”와 같은 ‘이명박답게 화끈한’ 표현도 인상적이다.2002년 대선에서 정몽준 후보가 자신의 현대중공업 주식 등을 신탁한다고 했다가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흐지부지한 전례가 있는데, 이마저도 재산 환원이라기보다는 ‘임기 중 재산권 동결’에 불과했다.
이 후보의 재산 환원 선언이 민심에 먹혀들 경우 대세론 굳히기의 쐐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특히 대선이 10여일 남은 상황에서 지고 있는 쪽이 아닌 한참 앞서가고 있는 1위 후보가 도리어 쟁점을 생산해 낸 것은 추격하는 쪽의 입지를 더욱 좁힐 가능성이 있다. 검찰의 BBK 사건 수사결과 발표 후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는 이 후보가 이같은 파격 선언을 한 것은 2002년 대선에서 대세론에 안주하다 역전패한 이회창 후보를 반면교사로 삼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명박 후보는 2002년에 이회창 후보가 외면했던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를 최근 포용하는 등 돌다리도 두드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후보의 재산 환원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도록…”이라는 이 후보의 취지에 비춰 보면, 빈곤층 대상 교육재단이나 장학재단 출연 등 공익재단을 통한 환원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07-12-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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