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고분양가 아파트 ‘밀어붙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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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진 기자
수정 2007-11-29 00:00
입력 2007-11-29 00:00
고(高)분양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아파트들이 연말 수도권에 대거 쏟아진다. 주변 시세나 인근의 유망한 분양 물량보다도 높은 가격이어서 미분양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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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시행사 한호건설-드림리츠에 따르면 다음달 경기 일산 고양덕이지구(65만㎡)에서 분양하는 하이파크시티 신동아 파밀리에 아파트의 분양가는 3.3㎡(1평)당 15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덕이동의 현재 평균 시세(990만원)보다 50% 이상 비싸다. 이처럼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턱없이 높은 데다 인근에 상대적으로 유망하면서도 저렴한 분양 물량이 많아 업체들도 호(好)분양을 자신하지는 못하고 있다.

한호건설-드림리츠측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3순위 내 마감은 어렵다고 보고 4순위 마케팅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당장 28일부터 인근에 분양물량이 쏟아졌다. 이날 1600만㎡(약 484만평) 규모의 파주신도시 5068가구가 3.3㎡당 평균 1026만원에 분양을 시작했다. 내년 6월에 분양될 김포 양촌신도시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800만원대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동양건설산업도 다음달 초 남양주시 호평동에서 분양하는 호평 파라곤의 분양가를 3.3㎡당 1000만∼1100만원으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호평동 평균 시세(895만원)보다 20%가량 높다. 이 건설사가 최근 김포 걸포동에서 분양한 아파트(3.3㎡당 평균 1216만원)도 주변시세보다 20∼30% 비싸 3순위까지 청약 접수를 받았으나 575가구(총 1636가구)가 미달로 남았다. 미달률은 35.1%나 된다.

건설사들이 미분양을 각오하면서까지 고분양가에 매달리는 이유는 다음달부터 민간택지 아파트로도 확대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 때문이다. 이달까지 분양승인을 신청하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어 고분양가 분양이 가능하다. 또 다음달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확대 적용되면 내년 이후 분양 물량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고분양가로 미분양으로 남더라도 내년 이후 전체 분양 물량이 적어지면 천천히 소진할 수 있다고 건설사들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입주 후 전매할 수 있다는 정도의 메리트만으로 터무니없게 높게 책정된 아파트를 잡는 것은 조심할 사항”이라면서 “아파트는 입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같은 값이면 고분양가 아파트에 청약하느니 유망지역 급매물을 노려보는 게 현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2007-11-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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