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50] 이회창 심상찮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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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기자
수정 2007-10-30 00:00
입력 2007-10-30 00:00
29일 오전 11시쯤 국회 앞에서 몇몇 기자들이 누군가를 붙들고 질문 공세를 퍼붓고 있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옛 비서관이었다. 지난 몇년간 가끔씩 여의도에 출몰했을 때 그는 기자들의 시간을 오래 빼앗지 못했다. 딱히 나눌 얘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전 총재의 출마설이 급부상한 지금 그 비서관의 인기는 5년 전으로 ‘회춘(回春)’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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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일각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 전 총재 지지자들이 29일 서울 남대문 도쿄호텔 앞에서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정치권 일각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 전 총재 지지자들이 29일 서울 남대문 도쿄호텔 앞에서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난공불락의 ‘이명박 대세론’으로 밋밋하게 진행돼 온 대선 정국이 ‘이회창 출마설’로 술렁이고 있다.29일 처음으로 나온 이 전 총재의 지지율 조사치는 이런 소란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 5년간 공식적으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그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를 쳤기 때문이다. 불교방송(BBS)의 ARS 전화여론조사 결과, 대선 출마를 전제한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은 13.7%에 달했다. 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44.2%,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20.4%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상황이 민감하게 돌아가자 당사자인 이 전 총재는 공식 행보를 일절 끊고 자택에 칩거하며 장고에 들어갔다. 측근인 이흥주 특보는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 전 총재가 여러 상황을 상정해 놓고 고심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명운과 정치생명이 걸린 문제인 만큼 며칠 안에 조급하게 무슨 결론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며, 결심이 서면 대국민선언이든, 어떤 형태든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여론과 정국의 추이를 지켜 볼 것임을 시사했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14%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온 것과 관련, 이 특보는 “두차례의 대선 출마와 1000만표를 득표한 바탕이 지금까지도 국민들의 생각 속에 작용하는 것 같다.”며 은근히 고무적인 어조를 담았다.

충청권에 일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이날 공개적으로 구애(求愛)하고 나선 것도 예사롭지 않다. 심 후보는 기자회견을 자청,“내각책임제 개헌 논의에 고건 전 총리, 박근혜 전 대표, 이회창 전 총재 등의 동참을 제의한다.”며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들의 도덕성 검증이 제대로 안됐기 때문에 이 전 총재가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직접 대선에 뛰어드는 것을 검토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07-10-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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