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원샷 경선은 파행의 극치”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박창규 기자
수정 2007-10-05 00:00
입력 2007-10-05 00:00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경선 후보는 4일 오후 9시 부산에서 KTX를 타고 서울에 돌아오면서 기자들에게 격앙된 발언을 쏟아냈다. 눈엔 핏발 서고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이미지 확대
정동영 통합신당 후보
정동영 통합신당 후보
정 후보는 5일 경기도 일산 합동연설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손학규·이해찬 후보가 불참키로 하자 맥빠진 경선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맞불을 놓은 격이다. 지지 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사퇴까지 요구하면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정 후보는 이날 부산 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당 지도부의 ‘원샷 경선’ 방침에 대해 격정을 쏟아냈다. 손·이 후보의 ‘정동영 때리기’에 당 지도부가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고 반발한 것이다.

정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정당 사상 초유의 일일 뿐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원칙을 위반하는 파행의 극치로 정당 민주주의 파괴 선례를 남겼다. 지도부와 경선위가 패배한 후보들의 생떼에 휘둘린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지도부 안은 파행의 극치다.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층 더 강한 반발 기류를 드러냈다. 목소리는 날이 섰고 얼굴은 달아 올랐다.

정 후보 캠프 소속 국회의원 33명도 같은 입장이었다. 이들은 성명서를 내고 “국민경선위원회와 지도부의 책임을 엄중히 묻는다. 특히 공정성을 상실하고 특정 후보측에 부화뇌동해 온 일부 당직자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나 측근 의원들의 언급으로만 볼 때는 그가 경선 보이콧으로 갈 수도 있다는 결연함으로 비쳐진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그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는 분위기다. 정 후보의 언급을 곰곰히 새겨보면 더 잘 드러난다.

정 후보는 이날 “내일 아침 의원들과 회의를 해서 결정하겠다. 현재 시간이 많지 않다.”고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기남 공보실장도 “1위 후보가 굳이 경선판을 뒤집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정 후보가 지도부의 미숙한 경선관리를 비판하고 공정한 경선관리를 주문하는 선에서 결국 막판에 중재안을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부산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07-10-05 1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