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703)-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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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10-02 00:00
입력 2006-10-02 00:00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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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주자는 마음이 사물에 감촉되지 않은 상태, 즉 마음의 미발(未發)을 성(性)이라 하고, 마음이 사물에 이미 감촉된 상태, 즉 마음의 이발(已發)을 정(情)이라고 규정하면서 ‘사단은 이의 발현이요, 칠정은 기의 발현이다.(四端是理之發 七情是氣之發)’라고 정의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주자가 성선설을 강조하기 위해서 맹자의 사단과 ‘예기(禮記)’의 ‘예운편(禮運篇)’에 나오는 칠정을 끌어들여 소위 ‘사단칠정(四端七情)’의 이론적 설명을 ‘이기론’으로 풀어 설명한 것은 유교를 수양의 도리로까지 확대하고 인간의 심성문제에 대해서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위함이었으니, 주자는 이처럼 수평적으로 송대의 성리학을 총정리하였을 뿐 아니라 공자의 인(仁)사상과 맹자의 성선설을 수용함으로써 수직적으로도 유가사상을 총망라하였으니, 주자야말로 유교에 있어 직선, 평면, 공간에 있어서의 기준이 되는 점, 즉 좌표(座標)를 설정한 최고의 집대성자인 것이다.

그러나 막상 주자는 ‘사단칠정론’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이론을 제시하지 않고 깊이 있게 다루지 않고 있었는데 ‘사단칠정론’이 특히 우리나라 성리학에 있어 최대의 쟁점으로 부각하게 된 것은 이처럼 퇴계와 고봉 간에 오간 4년간의 치열한 논쟁 때문이었던 것이다.

즉 정지운이 ‘천명구도’에서 썼던 ‘사단은 이에서 나오고 칠정은 기에서 나온다.(四端發於理 七情發於氣)’라는 구절을 퇴계가 ‘사단은 이의 드러남이요, 칠정은 기의 드러남이다.(四端理之發 七情氣之發)’라고 고쳐 쓴 내용에서 발단이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퇴계의 수정은 ‘사단은 이의 발현이요, 칠정은 기의 발현이다.(四端是理之發 七情是氣之發)’라는 주자의 명제에서 ‘시(是)’자만을 삭제한 문장이었으니, 그 문장만으로 보면 오류라고 말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고봉은 퇴계가 부연 설명하였던 ‘이(理)는 기(氣)의 장수(帥)가 되고, 기(氣)는 이(理)의 졸도(卒)가 되어 천지에 공을 이룬다.’는 문장에서 강한 의문점을 느껴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성토하였던 것이다.

고봉은 주자의 다음과 같은 말에 특히 주목하고 있었다.

일찍이 주자는 ‘주희집(朱熹集)’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었다.

“이와 기는 결단코 두개의 물(物)이다. 다만 사물위에서 보면 그 둘은 나누어지지 않은 채 각각 한 곳에 있다.(所謂理與氣 決是二物 但在物上看 則二物渾淪 不可分開各在一處)”

주자의 이 말은 이와 기의 관계를 규정한 최고의 구경(究竟)이었다.

즉 이(理)와 기(氣)는 완전히 다른 두 개의 ‘결시이물(決是二物)’이지만 또한 구체적인 사물에서 보면 나누어지지 않는 ‘불가분개(不可分開)’의 관계인 것이다. 여기에서 ‘이기론’에 관한 주자의 그 유명한 명제가 성립된다.

즉 이와 기는 ‘뒤섞이는 동질의 것도 아니고, 서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도 아닌 ‘부잡불리(不雜不離)’의 존재라는 것이었다.
2006-10-02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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