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로도 모자라 하늘도 함께 간 부부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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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07-20 00:00
입력 2006-07-20 00:00
“서로 얼마나 사랑했으면….하늘 나라에 가서도 외롭지 않도록 가는 길을 동반하게 됐을까?”

중국 대륙에 40여년 동안 말다툼 한번 하지 않았을 정도로 금실이 좋았던 60대 부부가 거의 같은 시간에 영면(永眠)하는 바람에 하늘 나라까지 작반하게 돼 주위 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고 있다.

중국 동중부 장쑤(江蘇)성 둥타이(東台)시 신차오샤오(新橋小)구에 살고 있는 금실이 좋기로 소문난 60대 노부부가 30분 차이로 각각 사망해 함께 하늘 나라로 승천하게 돼 주위 사람들에게 ‘원앙 같은 부부애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양자만보(楊子晩報)가 1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69살의 쉬궈민(徐國民)씨와 61살의 야오아디씨.아내 야오씨가 뇌일혈로 쓰러져 별세한 뒤 30분쯤 뒤 이 소식을 들은 남편 쉬씨도 편안하게 이승을 떠났다.43년동안 맺어온 부부의 인연이 하늘 나라까지 동반하게 한 셈이다.

공장에서 퇴직한 이들 부부는 애옥살이 살림에도 마음만은 넉넉해 집안에는 항상 웃음꽃이 피어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결혼 43년 동안 큰소리 한번 오고간 일이 없을 정도로 금실이 좋았던 이들 부부는 다만 1남1녀의 자녀들이 실직하는 바람에 막노동으로 살아가고 있어 가슴이 아팠을 뿐이다.

하지만 이런 팍팍한 삶 속에서도 금실이 좋던 이들 부부에게 불행의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한 지난 4월초.쉬씨가 폐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

곧바로 병원에 입원,약물·방사선 등 각종 항암치료를 받다보니,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더욱 주름살이 켜켜이 쌓여만 갔다.어느새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 수만 위안(약 수백만 원)으로 늘어나 갚을 길이 막막했다.

아내 야오씨는 자녀들이 아무런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이 모든 부담을 지기로 했다.자식들에게는 며칠 입원만 하면 치료할 수 있는 병이라고 말한 그녀는 매일 병원에 나가 남편의 몸을 닦아주고 대소변을 받아내는 등 묵묵히 병수발을 했다.

이웃 주민들은 “이들 부부는 평소에 샘이 날 만큼 금실이 좋았다.”며 “지난 43년을 같이 살아오는 동안 이들 부부가 집안에서 하는 얘기하는 소리가 담을 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던중 지난 16일 오후 6시 20분쯤,남편 병수발을 들고 병원으로부터 집에 돌아온 아내 야오씨는 병수발하느라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뇌일혈 증세를 보이며 돌연 숨을 거뒀다.30분쯤 뒤 병원 입원실에서 비보를 들은 남편 쉬씨도 편안하게 눈을 감은 것이다.

이들 부부의 부고를 접한 이웃 주민들은 안타까운 나머지 즉석에서 이들 부부의 죽음을 슬퍼하며 너도나도 돈을 조금씩 추렴해 모은 4280 위안(약 51만 3600원)을 장례식에 보태쓰라고 쾌척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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