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康風 vs 吳風’ 시계제로
수정 2006-04-11 00:00
입력 2006-04-11 00:00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강풍(康風)’과 ‘오풍(吳風)’의 맞대결이 불가피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바람과 바람, 이미지와 이미지가 맞부닥치고 있는 형국이다. 강 전 장관이 열린우리당의 노란색을 피해 ‘보라색’으로 대표색을 정한 반면, 오 전 의원은 한나라당의 파란색을 벗어나 ‘녹색’으로 맞서는 등 ‘색깔 정치’도 마찬가지다.
두 후보에 대한 단순지지도는 지난 9일 조선일보와 한국갤럽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강 예비후보(43.1%)가 오 예비후보(41.3%)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이에 앞서 한국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7·8일 양일간 실시한 조사에서는 오 예비후보(42.4%)가 강 후보(42.0%)를 앞질렀다. 지난 6일 CBS의 가상대결에선 강금실 40.6% 대 오세훈 38.6%로 나타났다.
투표의사층 지지도에서는 오 예비후보가 강 예비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선거관심층’ 지지율은 오 예비후보가 44.6%로 강 예비후보의 43.3%를 앞질렀다. 미디어리서치의 경우,‘적극 투표의사층’ 지지율에서 오 예비후보(48.1%)가 강 예비후보(38.9%)를 크게 앞섰다. 성별·연령대별 지지도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강 예비후보는 남성과 청년층에서, 오 예비후보는 여성과 노년층에서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강풍’과 ‘오풍’의 출현에 대해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정치에 대한 불신과 구정치인에 대한 혐오감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보인다.”면서 “노선이나 갈등 구조보다 새로운 이미지를 중시하는 최근 한국 정치현실의 한 단면”이라고 말했다.
●이계안 “경선참여 재검토”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지뢰밭과 같은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한다. 강 예비후보는 경선 상대인 이계안 의원을 큰 차이로 앞서고 있으나, 이 의원측이 10일 당공천심사위가 결정한 경선 방식에 반발,“경선 참여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게 변수다. 오 예비후보도 당내 기반 취약한데다 준비 기간이 짧아 가시밭길을 걸어야 할 것 같다. 여론조사 결과만을 믿었다가는 ‘3선 내공’의 맹형규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에게 예선에서 고배를 들 수도 있다.
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2006-04-1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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