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대왕’…자신의 피 2배인 1만1000ml 헌혈
수정 2006-03-06 00:00
입력 2006-03-06 00:00
중국 대륙에 ‘무료 헌혈을 지상 최고의 선’으로 여기며 도보로 전국 곳곳을 누비는 순수 민간 ‘헌혈 홍보대사’가 등장,화제가 모으고 있다.
중국 신식일보(信息時報)는 1일 쓰촨(四川)성에 살고 있는 50대의 한 농민이 전국 곳곳에 무료 헌혈을 홍보하기 위해 대륙 전역의 25개성 382개 도시를 누비고 다녀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신식일보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양순더(楊順德·53)씨.5년동안 무상 헌혈 도보행진 홍보를 한 공로로 지난달 28일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에서 ‘헌혈대왕’,‘중국 무상 헌혈 제일인’이라는 갖가지 영예로운 칭호를 얻었다.
양씨가 헌혈 홍보에 나서게 된 이유는 중국 인민해방군 위생병으로 복무하면서 헌혈한 피가 모자라 고귀한 사람의 목숨을 잃는 광경을 여러번 목도하면서 ‘헌혈의 중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막상 인민해방군을 전역하고 보니 집안 사정이 열악했다.자신이 부모님을 봉양해야 등 집안 살림을 꾸려 나가야할 처지였다.해서 순전히 ‘먹고 살기’위해 농삿일과 막노동을 하다보니 헌혈 홍보를 뒤로 미뤄둘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40대 후반이 접어들면서 ‘헌혈 홍보가 나의 주어진 사명’인 만큼 더이상 늦출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본격적인 홍보 활동에 나서게 됐다.
지난 2001년 4월,양씨는 어려운 살림 형편에도 손수 헌혈 홍보 팸플릿과 책자를 만들어 어깨에 짊어지고 도보 행진을 나섰다.
중국 전역을 걸어다니면서 도착하는 곳곳의 도시마다 헌혈을 한 뒤 ‘무상 헌혈은 국가에 이롭고,인민들에게 이로우며,자신에게도 이롭다.’내용의 선전 책자를 나눠주며 헌혈의 중요성을 갈파했다.
그 자신이 지금까지 헌혈한 피는 무려 1만 1200㎖.자신 몸의 피를 완전히 2번이나 갈아넣고도 남는 엄청난 양이다.
헌혈 홍보를 하다보면 외롭고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양씨는 “헌혈 홍보가 하늘이 나에게 내려준 사명으로 여기고 있는 만큼 결코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힘들게 생각됐으면 어떻게 5년동안이나 전국 방방곡곡을 걸어다닐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같이 헌신적으로 벌인 양씨의 헌혈 홍보활동은 여러가지 기록을 만들어냈다.양씨가 도보로 다닌 거리만도 3만㎞.마오쩌둥(毛澤東)이 국민당군에 쫓겨 퇴각한 대장정(9600㎞)의 3배에 해당하는 거리로,25개성(직할시·자치구) 382개 도시를 넘나들었다.이런 까닭에 30켤레의 신발이 닳아버렸고 여행배낭 3개가 낡아 못쓰게 됐다.
양씨는 “앞으로도 무상 헌혈을 홍보해야 한다는 나의 신념은 결코 흔들릴 수 없다.”며 “나의 도보행진은 죽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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