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월드컵 D-100] 아드보카트 강력한 카리스마 선수 사로잡아
최병규 기자
수정 2006-03-01 00:00
입력 2006-03-01 00:00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해 9월 한국축구대표팀을 맡기 위해 한국땅을 밟으며 이 한마디를 내던졌다. 그리고 꼭 5개월이 지난 지금 그의 말대로 대표팀은 한·일월드컵 당시에 버금가는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움베르투 코엘류와 조 본프레레 전 감독 등 실패한 ‘포스트 히딩크호’ 밑에서 모래알처럼 흩어진 대표팀 선수들의 조직력과 숨어있던 승부욕을 그는 어떻게 다시 그라운드로 끌어냈을까.
지난해 11월 초 핌 베어벡 수석코치가 한 유럽축구 전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히딩크 감독은 심사숙고한 뒤 행동에 옮기는 스타일인 반면 아드보카트 감독은 본능에 따라 말과 생각을 즉시 실행하는 성향”이라고 둘의 지도 스타일을 비교했다.
사실 히딩크 감독이 ‘지장’이라면 아드보카트 감독은 ‘맹장’이다. 같은 네덜란드 출신으로 한국축구에서 보여준 둘의 ‘축구 방정식’에서도 이 사실은 고스란히 입증된다. 전자가 스리백을 앞세운 철저한 수비형이라면 후자는 상대적으로 포백의 양쪽 수비를 전방에까지 투입시키는 공격형이다. 물론 히딩크 감독도 초반 포백시스템을 저울질했다. 그러나 실험이 실패로 돌아가자 그는 주저없이 스리백을 채택했다.
그에 견줘 아드보카트 감독의 ‘고집’은 지금도 여전하다.10차례를 치른 해외 전훈에서 ‘절반의 성공’이라는 미지근한 평가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소장군(Little General)’으로 불릴 만큼 강력한 ‘카리스마’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그는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4강 멤버라도 정신력이 해이해졌다면 집에서 쉬도록 하겠다.”며 그동안 나태해진 선수들에게 ‘목적타’를 날렸다. 그 뒤 이란과의 평가전을 앞두고는 “대표팀 소집 장소에 차를 몰고 오지 말라.”고까지 주문했다. 장기 해외 전훈을 앞두고 “불참 선수에게 독일행 티켓은 없다.”고 선언, 차출에 난색을 표하는 구단들로부터 백기를 받아내 ‘고집불통’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일관성있는 언행은 결국 불과 몇 개월 만에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했다.1일 앙골라와의 평가전에 참가하기 위해 27일 입국한 이영표는 “목표가 뚜렷한 감독 밑에서 서로 인정하고 신뢰하는 팀내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아드보카트호의 5개월을 평가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06-03-0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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