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크리스마스에 젖다
수정 2005-12-22 00:00
입력 2005-12-22 00:00
잊고 지내던 친구에게 카드 한 장 보내련다.
바쁘다는 핑계로 안 찾던 동창생 망년회에 얼굴 내밀고
그리고 정말 기회가 된다면, 어느 시인처럼
입지않고 걸어두는 아끼는 옷처럼 소중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올 크리스마스에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숙직하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련다.
정말, 모 방송국 아나운서처럼
연말 숙직에 걸리는 동료에겐 미안하지만…
그보단 다소 나은 나홀로 크리스마스를 억울해하진 않으련다.
일찍 집을 나와 광화문, 그 찬란한 트리 옆을 잠깐 어슬렁거려도 좋겠다.
그게 섭섭하면 청계천으로 내려가 북적거리는 사람들에 끼어 거닐어도 좋겠다.
돌아오는 길에 낯선 사람과 부딪쳐도 얼굴 찌푸리지 않고 반가워 하며,
메리 크리스마스 라고 말하고 싶다.
사진 이언탁·정연호기자 utl@seoul.co.kr
2005-12-22 2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