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겨울방학 잘 보내려면] “무작정 학습보다 아이 문제점 파악부터”
이효용 기자
수정 2005-12-22 00:00
입력 2005-12-22 00:00
이 학생의 어머니는 방학이 되어 “수학학원에 보내려 한다.”며 상담을 청해왔다. 그러나 이 교사는 “수학의 문제가 아니라 국어와 언어능력의 문제”라고 진단, 학원에 보낼 것이 아니라 간략한 글을 차분히 읽고 엄마와 그 내용을 이야기하는 연습을 권했다.
기본기가 갖춰지고 난 뒤 이 학생은 본래 갖고 있던 의욕이 더해 급속도로 학습능력이 발전했다. 이 교사는 “1주일쯤 전에 전화로 ‘이런 내용을 상담받고 싶다.’고 얘기하면 설사 평소에 관심이 없던 담임교사라도 1주일 동안은 면밀히 학생을 관찰하고 준비한다.”면서 “때로는 선생님을 괴롭혀야 할 필요가 있다.”며 웃었다.
선행학습에 대해서는 “자칫 호기심의 싹을 아예 잘라버리는 독(毒)이 되기 쉽다.”고 경계했다. 예를 들어 ‘24+35’와 같은 연산을 배울 때 학생들이 익혀야 하는 것은 ‘24+30+5’‘20+4+30+5’‘20+30+4+5’와 같은 다양한 접근과 풀이 방식이다. 그런데 학원에서 미리 배워온 학생은 “십자리끼리 더하고 일자리끼리 더하라고 했어요.” 하는 식으로 ‘정답’만을 내는 풀이방법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는 “생활속의 다양한 체험, 독서를 통해 배우게 될 학습 내용에 익숙하게만 해 주는 것이 창의적 사고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해외 영어캠프에 대해서는 “방학 한두달 동안에 영어능력 향상을 바라는 것은 무리”라면서 “차라리 가족들끼리 해외여행을 하면서 영어가 왜 필요한지 절감하게 해 주는 것이 학습 동기를 유발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2005-12-2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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