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예선] 이영구 4단의 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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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11-15 00:00
입력 2005-11-15 00:00

●흑 옥득진 3단 ○백 이영구 4단

총보(1∼148) 종국 시점의 상황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우변 백 진영이 모두 백집으로 굳어지면 흑은 무조건 진다. 그래서 흑 123,127 등으로 수를 내려 한 것이고 이에 백 128로 반격하여 결국 우변 백집과 중앙 상중앙 흑 일단의 바꿔치기로 결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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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수로 따지면 중앙이 훨씬 크지만 우변은 백집이 될 곳에 흑집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이 자체의 바꿔치기가 전부라면 역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백은 144의 선수에 이은 146으로 침투하는 수가 있었고, 이것으로 사실상 승부가 결정되고 만 것이다.

(참고도) 흑 1,3으로 끊으면 그만일 것 같지만 백 4의 단수가 듣기 때문에 오히려 흑 두점이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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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참고도
백 146을 본 옥득진 3단은 아쉬움에 흑 147로 한번 더 밀어봤지만, 백이 148로 후퇴하는 것을 보고는 싹싹하게 돌을 거뒀다. 좌변 흑 두점이 잡혀서는 우변에서 흑이 아무리 이득을 봐도 계가가 맞춰지지 않기 때문이다.

옥 3단은 ‘평범류’로 2005년 상반기 한국 바둑계에 돌풍을 일으킨 기사이다. 그러나 이 바둑에서는 그 평범류가 자신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흑번으로 평범한 포석을 구사한 까닭에 포석이 끝나기도 전에 6집반이라는 큰 덤이 부담이 되는 바둑이 되고 만 것이다.

상변 대마의 타개 장면에서 옥 3단은 흑 89로 응수타진을 했는데, 이것이 독이 되고 말았다. 백90으로 손해를 본 것 때문에 흑 91,93으로 변화를 구했고, 이때 백 94의 강수가 터져 끝내 흑의 활용수단이 모두 쓸모가 없어졌다.

이후는 흑의 독무대, 이영구 4단의 파워가 돋보이는 일국이라고 하겠다.(141=129,142=124) 148수 끝, 백 불계승

(제한시간 각 10분, 초읽기 40초 3회, 덤 6집반)

유승엽 withbdk@naver.com
2005-11-1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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