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귀옥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가출한 남편… 이혼청구 어떻게?
수정 2005-11-02 00:00
입력 2005-11-02 00:00
-유진희(37·가명)
A부모가 자녀를 돌봐야 하듯이 부부 사이에도 서로에 대한 부양의무가 있습니다. 다만 부양 의무자인 배우자가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부양을 할 수 없을 때 이를 강제할 수는 없겠지요. 유진희씨의 남편이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이 이런 특단의 사정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남편의 행동은 재판상 이혼사유의 하나인 배우자의 부당한 대우나 유기행위 및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남편에게 온 우편물을 유진희씨가 받으면 안됩니다. 법원에서 남편이 우편물을 송달받지 못하니까 주소보정을 하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선 “주민등록상 남편의 주소지에 남편이 살고 있지 않다.”는 불거주확인서를 관할 통장에게 받거나 동사무소에 신고해서 주민등록을 말소시켜야 합니다. 다음에 말소자 등본을 첨부해 법원에 공시송달 신청을 하면 재판을 진행시킬 수 있습니다.
남편의 이름으로 된 임대보증금은 임차인의 아내인 유진희씨에게 반환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혼소장을 내면서 “위자료와 재산분할로 전세금 반환채권에 해당하는 금액을 유진희씨에게 주라.”는 취지의 내용을 기재하고 입증자료를 첨부하십시오. 법원이 남편의 귀책사유나 재산형성 경위 등을 참작해 전세보증금 정도의 금액을 아내에게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면, 판결을 토대로 남편 이름으로 된 임대보증금을 유진희씨가 받을 수 있습니다.
남편이 자기 명의로 된 임대보증금이라며 다른 사람에게 임대보증금 채권을 양도할 수도 있으니, 재판을 하기 전에 임대보증금 채권에 대해 가압류를 설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유진희씨의 경우처럼 생계보호 대상인지를 실질적으로 따지지 않고 법적인 배우자의 유무에 따라 달리 정하게 되면서, 생계보조를 받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혼소송을 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힘든 상황을 견디기는 쉽지 않겠지만, 건강하게 극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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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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