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영의 DVD 레시피]샤부샤부·슈퍼영웅 공통점?
수정 2005-04-21 00:00
입력 2005-04-21 00:00
‘인크레더블’의 슈퍼 가족들과 ‘원더우먼’은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출동해야 하는 히어로들이다. 일촉즉발 상황에서의 관건은 ‘스피드!’. 투구에 끓여 먹다가 그대로 쓰고 나갈 수는 없겠지만, 이들의 명성에 어울리는 야전 요리로 이보다 적당한 메뉴를 찾기도 어려울 것이다.
초능력을 발휘하는 슈퍼 영웅 미스터 인크레더블과 원더우먼은 고전적인 영웅 슈퍼맨의 전철을 밟는다. 일상에서는 평범하게, 위기의 순간에는 화려한 의상과 함께 초인으로 변신한다. 그러나 이런 기본 맥락에서 ‘인크레더블’은 한단계 더 나아간다. 최근 영화속 영웅들의 행보가 그러하듯 인간적인 고뇌에 빠지게 된 것이다. 옛 의상이 몸에 맞지 않을 정도로 늘어난 뱃살과 몸무게로 고전하고 날마다 직장 상사에게 깨진다. 인류와 곤경에 처한 사람들과 조국을 구하면 되었던 영웅이 이제 소시민들의 고민마저 떠안게 된 것이다.
‘몬스터 주식회사’‘토이스토리’‘니모를 찾아서’ 등 디즈니와 픽사의 3D애니메이션에서 인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 픽사의 전통을 깨고 외부에서 영입한 감독 브래드 버드는 기존과는 아주 다른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 캐릭터들의 놀라운 연기력,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흠잡기 어려울 만큼 완벽한 화질과 루카스의 인증을 받은 THX 사운드는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에너지가 넘친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미완성 삭제 장면들과 경탄을 금치 못할 제작과정이 빽빽하게 수록되었다.
‘소머즈’와 ‘600만 달러의 사나이’가 명멸하듯 사라졌어도 미스 아메리카 출신의 개미허리 린타 카터의 인기는 여전하다. 총알을 튕겨내는 황금 팔찌와 진실을 말하게 하는 올가미,2천년을 넘게 살았어도 변함없는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파라다이스 섬의 공주 다이애나는 허술한 스토리와 엉성한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복고적인 매력이 있다.
시즌 1이 1940년대를 배경으로 나치와 대결하는 원더우먼의 활약을 그린데 반해, 시즌2는 현대에서 활약한다.‘원더우먼∼’으로 시작하는 펑키한 주제곡과 연속 3회전하며 변신하는 린다 카터의 파격적인 자태는 여전히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2005-04-2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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